[기자수첩]선물·옵션이 원흉이라고?

[기자수첩]선물·옵션이 원흉이라고?

유일한 기자
2004.06.15 12:14

[기자수첩]선물·옵션이 원흉이라고?

최근 선물·옵션시장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현물시장(거래소)의 주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는 원흉으로 치부되고 있다. 선물·옵션시장에서 이뤄지는 파생상품 거래 즉 프로그램매도가 주가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만 보면 그렇다. 엄연히 주객전도의 오류이다. 주식(현물)은 주가가 올라야 수익을 내는 반면 선물옵션은 주가가 하락해도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고안돼 있다. 이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는 시점에선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익창출이 가능한 선물옵션쪽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종합주가지수 그래프가 고점을 지난 4월 하루평균 17만계약이던 거래량은 6월 30만계약으로 급증했다. 1년동안 파리 날리던 파생시장이 북적거리기 시작한 것은 추세가 꺾인 5월 들어서이다.

 특히 프로그램매매는 조건이 나타나면 기계적으로 주문이 나가는 시스템매매일 뿐 증시의 방향성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 투자자들의 시장전망이 부정적이면 선물시장 저평가 확대를 가져오고 이같은 괴리를 이용해 프로그램매도가 출회된다. 현물시장을 뒤따르는 후행적인 시장인 셈이다.

 특히 선물시장은 주가하락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리스크 헷지수단이다. 그런데 오히려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선물옵션이 없다면 어찌되는가. 한국처럼 변동성이 큰 증시에 투자할 외국인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위험을 관리할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가능성이 낮은 극외가격 옵션에 '올인'하거나 한번의 거래로 팔자를 고치려 무모한 '베팅'도 없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선물투자자들을 위한 변변한 교육 프로그램 하나가 없었다. 아직도 미국의 대형 펀드들은 정식으로 투자할 수 없도록 돼 있는게 우리 선물시장의 현주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