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향에서 외면당하는 LGPL

[기자수첩]고향에서 외면당하는 LGPL

권성희 기자
2004.07.23 12:30

[기자수첩]고향에서 외면당하는 LGPL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가 고향에서 환영을 받는 자가 없느니라"(신약성경 누가복음 4장24절)

LG필립스LCD(LGPL)가 한국과 미국 증시에 동시상장되면서 느끼는 감회가 이렇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사이클이 꺾이고 LCD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지만 LGPL이 받는 고향에서의 냉대는 좀 심하다 싶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가격을 너무 낮게 써내 거의 물량을 배정받지 못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의 기관투자가들은 청약하겠다고 약속한 물량의 30%만 받아갔다. LCD 산업 사이클이 꺾이는 시점이라 당분간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때문이었다.

<? include "http://www.moneytoday.co.kr/notice/click_money.html"; ?>반면 외국 기관투자가들은 국내보다 높은 공모가를 제시했다. 한꺼번에 2억달러(2400억원)의 주문을 내기도 했다. 실권 비율도 제로(0). 청약한 뒤 사지 않는 기관은 하나도 없었다. 국내에서 남는 물량을 추가로 배정받아 가기도 했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바보가 아닐 것이다. LCD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우려로 단기 부담이 크다는 것을 그들도 안다. 그럼에도 LGPL이 삼성전자와 더불어 전세계 LCD 1위 기업이라는 점, 대만 LCD 업체에 비해 기술력에서 크게 앞선다는 점 때문에 장기 관점에서 투자했다고 한다.

상장 후 LGPL의 주가가 급락하면 국내 기관들은 "내가 맞았어"라며 쾌재를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1년후, 2년후에도 그럴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번 동시상장에서 국내 기관이 외면하는 바람에 일부 물량이 외국인에게 넘어가 LGPL의 국내 유통물량은 2% 남짓에 불과하다. 사고 싶어도 못 사는 때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LGPL 미국 상장 주간사의 한 관계자는 "LGPL 같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지분율이 40%에 달해 주도권이 넘어간다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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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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