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전저점 하회에 대비할 시점

[오늘의 포인트]전저점 하회에 대비할 시점

권성희 기자
2004.07.26 11:26

[오늘의 포인트]전저점 하회에 대비할 시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나름대로 견조하게 버티고 있지만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의 지난주 하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관망세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중국 기대감, 국내 증시의 경우 프로그램 매매 수급상 추가 매도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 등이 증시를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 증시의 향방과 중국 관련 지표들의 최근 움직임에 따라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7월 마지막 주일의 월요일인 오늘(26일) 블랙먼데이를 면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발표될 미국의 경제지표(소비자신뢰지수, 개인지출, 노동지표 등)에 따라 상당한 충격을 대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이러한 충격이 중기적으로 시장을 내리누르는 압박 요인이 될지 단기 급락에 그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정황은 박스권 하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투자전문 사이트 더스트릿닷컴의 시황 전문 칼럼니스트인 애론 태스크는 지난 한주간 미국 증시를 평가하면서 "그르렁거리는 곰(약세장)"이라고 표현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점으로 떨어졌고 다우지수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1만선이 올 5월 이후 처음으로 붕괴됐다. 지난 한주간 다우지수는 1.8%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1.4%, 나스닥지수는 1.8% 떨어졌다.

미국 최고의 기술적 분석가로 꼽히는 모간스탠리의 릭 벤시그너는 미국 증시의 지난주 약세가 하락의 끝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벤시그너는 "반등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하락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며 더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현재의 매도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으며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갔으니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별로 우려하지 않을 때 시장은 반대로 예상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벤시그너는 "지금은 살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이후 반등했던 철근가격과 아시아 중국 관련주들이 최근 고점에서 조정을 받는 신호가 나타났다"며 8월 증시는 전저점을 심하게 시험하든지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시장을 지지해왔던 중국 선도지표들의 조정 신호가 나타난 시점에서 미국 증시와 경제지표가 약세를 계속한다면 증시가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나스닥지수가 이미 상당히 많이 떨어져 반등을 한다면 중국 관련주의 조정이라는 부정적 요소와 힘겨루기를 하며 국내 증시는 혼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악재들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 한국 증시는 버티다 한단계 레벨다운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 팀장은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들이 상당히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의 대규모 배당금 지급 정책도 결국에는 추가로 투자할만한 성장 동력이 없다는 의미로 향후 성장세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예상보다 좋다는 판단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전저점(720~730)을 지켜왔는데 중국 관련주들도 반등에 지쳐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8월에는 자칫하면 두 개의 동력, 즉 미국과 중국이 모두 국내 증시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병익 한셋투자자문 이사 역시 "720에서 반등 기대감이 높지만 지금은 증시가 좀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저점 화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유가는 35~4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여 중립적이고 중국은 다소 긍정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한 의심들이 높아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는 점이 크게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현재 국내 증시가 버티는 이유는 주요 투자자들이 지금 주식을 하고 싶지 않아 회피하는 상황에서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변수인 프로그램 매매가 추가 매도를 토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도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선물이 지금보다 더 저평가돼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0 정도로 더 악화돼야 하는데 현재는 마이너스 0.6 정도에서 버티면서 프로그램이 중립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라는 수급적 요인에 의해 증시가 버틴다해도 1~2일에 불과하다"며 "미국의 경제지표 등 펀더멘털상에서 부정적 요소들이 계속 나온다면 전저점 하향 이탈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와 미국의 경제 상황,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등이 시장이 지금 우려하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박스권 하단에서 큰 폭의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중국 모멘텀 약화(5월 이후 한달 이상 반등이 이어짐에 따른 피로감)와 미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으로 박스권의 한단계 레벨다운(Level-Down)의 확률이 현 시점에서는 더 높아 보인다.

역사적으로 아시아 증시에서 8월은 일년 열두달 중 수익률이 가장 나빴다. 그렇지 않아도 적극적인 매매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바캉스 기간이 겹쳐 시장 체력은 당분간 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머랠리 기대감이 소멸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휴가를 떠나버려 매매 공백이 심화될 경우 약간의 악재만으로도 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의 관망세, 현재 시장의 버티는 힘이 불안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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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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