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이헌재 & 386

[광화문] 이헌재 & 386

유승호 증권부장
2004.08.19 10:32

[광화문] 이헌재 & 386

이헌재 부총리와 386세대 국회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 부총리가 지난달초 “386세대가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경제하는 방법을 배울 틈이 없었다”며 ‘386’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이 모임의 발단이 됐다. 당시 그 말은 정치적으로 해석돼 ‘386 정치인의 경제무지론’으로 발전됐고 이 부총리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가 18일 386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창립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은 오해를 풀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부총리의 설명을 들어보면 오히려 그가 ‘386’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경제가 2만달러 수준에 올라서려면 경제주체중 중심세대인 ‘386세대’의 소득이 4만5000달러이상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386세대가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면서 경제하는 방법을 배울 틈이 없었다...” 2만달러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인구통계학적으로 845만명으로 추산되는 35~44세, 즉 ‘386세대’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얘기이다.

‘국민소득 1인당 4만5000달러’는 386가구 연간 소득이 부부합산해 9만달러 즉 평균 1억원가량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1억원이라니 얼마나 ‘2만달러 국가’가 되기 어려운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 부총리는 “4만5000달러가 구체적인 1인당 수입을 의미하기보다 부가가치를 생산하는데 대한 기여도를 뜻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 경제가 2만달러선을 넘어서려면 미드필더인 35~44세의 ‘경제적 실력’이 4만5000달러 수준을 넘어야 하는데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더욱이 이들이 노인이 되는 15~20년후엔 ‘2만달러 국가’는 요원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른 세대보다 인구비중이 큰 그들이 젊음을 잃으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대신 연금이 고갈되는 등 복지비용만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부총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고령사회가 임박한 만큼 15년 내에 선진경제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현재 7%대인 노인인구가 ‘386’이 노인이 되는 2026년에 20%를 넘어설 예정이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노령화돼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인 30~40대의 인구비중이 크고 그들의 2세 생산율(출산율)이 세계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부총리의 강연을 들은 ‘386 정치인’들은 경제적으로 소외당했던 사람들이 많다. 불과 몇 년전까지도 소위 ‘운동권’ 출신은 기업체에 취직할 수도 없었지 않았던가. 그들중 상당수가 이번에 의회에 진출했다. 한때 대우그룹은 이례적으로 ‘운동권’ 출신들을 일부 특채한 적이 있었다. 윤영석 전 대우그룹 총괄회장은 그 뒤 “이른바 운동권 학생들을 기업계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 그들을 경제 현장에 투입해본 결과 헌신적이고 열정이 대단했다”고 술회했다고 한다.

하루 아침에 ‘386’의 경제 실력이 신장되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에 이르기 위해서는 민주화에 헌신했던 (386세대) 여러분의 열정이 필수적"이라는 이 부총리의 말처럼 ‘386’의 열정이 경제 도약을 위한 에너지가 되기를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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