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구위한 '화폐개혁'인가

[기자수첩]누구위한 '화폐개혁'인가

채원배 기자
2004.09.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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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구위한 '화폐개혁'인가

요즘 한국은행 공보실 직원들은 정신이 없다. 갑자기 '화폐단위 변경'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챙겨봐야 할 기사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발권국 직원들도 정치권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느라 밤 늦게까지 일하고 있다.

지난 5월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디노미네이션을 거론할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고 비판한 후 박승 총재도 "부총리의 말이 맞다"고 답하면서 화폐개혁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지금 정기국회를 앞두고 화폐개혁 논란이 다시 거세게 일고 있다. 정치권이 화폐단위 변경을 언급하고 나섰고, 한은은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며 목소리를 다시 내고 있다. 경기는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때 아닌 화폐개혁이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화폐단위변경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화폐단위 변경의 필요성만 부각될 뿐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비용, 물가와 집값상승 문제, 서민들의 상실감 등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보기 힘들다.

화폐단위를 변경할 경우 연간 6000억원에 달하는 수표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강조되지만 사회적 비용은 정확하게 계산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화폐단위에 불편해 한다는 점도 화폐단위 변경의 필요성으로 언급되고 있다. 화폐문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지는 않는 데도 말이다.

 

한은은 유럽 12개국의 유로화 도입을 예로 들며 화폐단위를 변경해도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선진국도 아닌데 '과연 그럴지' 의구심이 든다.

 

정치권과 한은은 "지금 왜 화폐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은 이 문제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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