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김정태행장 '제재' 앞두고
김정태국민은행장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의 문책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김 행장에 대한 문책이 결정될 경우 그는 오는 10월 주총에서 국민은행장에 연임될 수 없을 뿐만아니라 3년동안 금융기관 임원도 못하게된다.
그것은 대한민국 최대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를 분식회계란 죄명으로 3년 '출장금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건은 국내 금융사에 기록될 일이다. 도대체 무슨 문제로 국내 최대 금융기관장이 쫓겨났는지 적어도 현업 회계사들부터 앞으로 회계학을 전공할 학생들까지 ‘김정태 사례’를 공부하게될 것이다.
국민은행이 미국 뉴욕시장에도 상장돼 있는데도 이번 회계 사건이 그곳에서는 문제가 되지않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분식회계나 회계조작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국법과 한국법이 꼭 같아야 할 이유도 없지만 적어도 미국 투자자들이 문제 삼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국민은행의 회계처리가 적절했느냐 아니냐를 따지는게 아니다. 과연 은행장을 쫓아낼 정도로 심각한 잘못이었느냐가 초점이다.
국민은행측은 회계처리가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은행장을 옷벗게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고의적으로 회계를 조작했으며 따라서 김 행장이 옷을 벗어야할 정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회계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의견이 분분하다. 금감원의 조치가 적정하다는 의견부터 지나치다는 의견까지. 어느 쪽 의견이 더 많다는 것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회계문제를 떠나 김 행장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를 믿고 돈을 투자하는 국내 대표적인 CEO임에 틀림없다. 국내 금융사 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닮고 싶은 CEO' 설문조사에 김 행장이 1위로 꼽혔었다.
세계 최고경영자로 추앙받는 잭 웰치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이 있다. GE가 무려 100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4700쪽이 넘는 회계규정을 요리책처럼 주물렀기 때문이라는 혹평도 있다. 경영자에 대한 다양한 평가는 시장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
이미 국민은행이 차기 은행장 후보를 물색한다고 하니 이제와서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것도 별 실익이 없는 것 같다. 다만 국내 대표적인 CEO로 활동해온 ‘김정태 행장’이 우리 금융업계의 자산이라는 것을 금감위원들이 감안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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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민은행의 회계문제를 회계조작으로 규정했을 경우 뒤따를 후유증도 고려해야한다. 국민은행 주주 가운데 78%가 외국인인데 소송이라도 걸겠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국민은행측도 소송할 수 밖에 없을 것이어서 소송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김 행장 스스로 이번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금감위.원이 불과 얼마전 감사원의 카드감사를 받고 얼마나 억울해했는지를 옆에서 지켜봤다. 그때 금감위.원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했다. 이번 국민은행 회계문제를 처리함에 있어 그때를 기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