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은행장 선임,주인이 체념하면..

[현장클릭]은행장 선임,주인이 체념하면..

김진형 기자
2004.09.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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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은행장 선임,주인이 체념하면..

최근국민은행은행장 인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금융계의 고질병을 느낍니다. 국민은행 직원들 뿐만 아니라 금융권 사람들은 자꾸 은행 바깥만 바라봅니다. 그게 청와대인지, 과천인지, 여의도인지 아님 복합적인 것인지 많은 직원들이 의례히 누가 차기 행장이 될지의 관건은 '보이지 않는 손'의 의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헌재 부총리의 '금융사 임원을 선임할 때 외부 인사 발탁만을 선호하는 풍토는 버려야 한다'는 발언이나 윤증현 금감위원장의 '홈 앤 어웨이'(외부와 내부에서 한번씩 번갈아하는 방식) 주장이 그 이면에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해석하는데 분주합니다. 이른바 '官心'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은행의 주인인 주주와 직원들은 배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직원 배제 현상은 어느 정도 직원들이 자초한 부분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은행장이 정치권이나 정부의 의지에 따라 정해져 왔기 때문에 직원들이 미리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어두운 과거를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계속해서 외부의 힘이 차기 행장을 결정하겠거니 하고 체념하면 악순환은 계속될 겁니다. 관치 반대를 외치는 노조도 힘을 받지 못하겠죠. 특히 행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자꾸 외부의 힘에 의지하려고 하면 또다시 '보이지 않는 손'을 은행으로 끌어들이게 되고 3년 후에는 또 청와대나 과천이나 여의도 하늘을 쳐다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누구 누구가 외부의 누구 힘을 얻어서 국민은행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소문이 금융권에 파다합니다. 국민은행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번에도 결국 외부 힘이 행장 선임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겠죠.

국민은행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서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모두 사들였습니다. 단순히 귀찮은 감사원 감사를 안받기 위한게 아니었을 겁니다. 은행 경영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돈은 돈데로 쓰면서 정부의 영향력은 그대로라면 이 무슨 헛고생입니까.

지난 20일 국민은행 이사회가 행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확대한 것에 대해 은행 안팎에서 말들이 많습니다. 관치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김정태 행장이 후임 행장 선임에 간여할려는 것이다 등 해석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의도가 무엇이든 일단 어떤 특정세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를 어느정도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관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죠.

주인이 체념하면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은 그만큼 강력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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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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