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盧대통령의 포트폴리오
“한국인은 돈이 있으면 83%를 부동산에, 17%를 금융자산에 투자한다. 금융자산 중 80%는 은행,보험상품에 들어있다. 자기 재산의 4%만을 주식, 채권에 투자한다”
재테크 전도사로 활약중인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은 이같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사람은 노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선 한국인이 재산의 83%를 투자하고 있는 부동산값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부부가 1명의 아이 밖에 낳지 않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인해 무남독녀와 무녀독남이 결혼할 가능성이 크고 주택수요가 현저히 줄 것이란 얘기다.
한국의 출산율은 1.13명으로 저출산국가인 일본 1.29명보다 낮다. 예금 금리는 물가를 감안하면 돈내고 예금하는 셈인 ‘마이너스 금리’시대이다. 그런데도 재산의 10%이상을 은행 통장에 넣어둘 것이냐고 반문한다.
전문가들이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주식시장을 외면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의 개인투자 자금은 올해들어 10월말까지 7조5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외국인들은 지난해 13조7000억원어치 한국 주식을 순매수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10월말까지 12조원가까이 새로 사들였다.
한국인은 돈만 생기면 집과 땅을 사고 남은 돈은 손해봐가며 은행에 예금하는 반면 외국인들은 한국의 기업을 사들이며 엄청난 주가차익과 배당금을 얻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해 받아간 배당금만 3조원에 달한다.
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의 재산공개 현황을 보면 사회지도층부터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고한 재산 4억4900만원이 모두 은행예금에 들어있다. 저금리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살고있는 단독주택(98년 신고당시 10억원 상당)이 재산의 90%에 달하고 나머지는 은행예금에 들어있다. 집값이 떨어진다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고, 저금리를 감내하고 있다. 경제수장인 이헌재 부총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89%가량이 주택에, 11%가량이 은행예금에 들어있다.
“그럼 공직자나 국회의원들이 주식투자하라고 주장하는 것인가?” 라고 팔짝 뛸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업정보를 미리 듣고 이익을 볼 게 뻔하지 않느냐고 의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특정 기업 주식이 아닌 여러 종목을 묶어만든 펀드에 투자하고 투자내역을 공개토록 하면 은행예금과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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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가운데 지난 3년간 줄곧 5%이상 배당(시가배당률 기준)한 기업이 무려 77개사에 달한다. 3년간 이들 주식으로 구성된 펀드에 가입했다면 주가가 오르든 떨어지든 해마다 7~8%의 배당금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투자정보는 고위공직자가 아니더라도 어느 증권사에 물어봐도 얻을 수 있다.
공직자의 주식투자를 불온시할 게 아니라 대통령부터 주식 투자에 나서야 한다. 외국인에게 빼앗기고 있는 경제주권을 찾아 오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개인적 자산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의 재산등록 현황을 보면 펀드 가입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공직자들이 손실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기업과 국가 경제에 대해 얼마나 현실감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열심히 기업을 경영해 배당을 주는 기업가들의 노고, 배당을 받지 못할 때의 씁쓸함, 기업 지배주주(소위 오너)가 소액주주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경영을 할 때 소액주주의 분노, 경영 내용을 투명하게 공시하지 않는 기업의 문제 등 '실전 경제'를 함께 해야 한다. 거꾸로 대통령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들이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더라도 그 투자기업의 지배주주가 함부로 기업이익을 자신의 개인 비상장 자회사로 빼돌릴 수 있겠는가.
정치인, 고위공직자, 국회의원과 기업이 공식.비공식 후원금을 주고받는 부적절한 관계에서 합법적인 이해관계로 발전하는 새로운 시대가 이미 시작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