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시장은 오르고 싶다

[오늘의 포인트]시장은 오르고 싶다

권성희 기자
2004.12.20 11:46

[오늘의 포인트]시장은 오르고 싶다

시장이 위로 가겠다는 데야 따를 수밖에 없다. 거시경제를 이유로 내년 증시를 조심스럽게 전망하던 증시 전문가조차 증시가 오르고 싶어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20일 증시는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과 지난주말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초반 약세에서 상승 반전하더니 오름폭을 확대하며 880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가스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화학, 철강 등 중국 관련업종도 오랜만에 오름세다. LG필립스LCD가 4% 이상 급등하는 것도 지수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韓美 동반 유동성 강세

은효상 산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미국과 한국의 증시 상승을 유동성 랠리라고 표현했다.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의 경우 금리가 워낙 낮아 은행권을 이탈한 자금이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대안 투자를 찾으면서 배당 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이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이 더 선호되고 있다. 국내와 미국이 서로 다른 이유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증시 유동성이 개선돼 랠리를 맞고 있다는 의견이다.

은 팀장은 "내년 상반기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사실에 모두 공감하면서도 내년 상반기 경기 우려보다는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기 회복 기대감과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증시가 예상 이상으로 강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인텔이 올 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전기전자(IT)주에 대한 심리가 개선돼 종합지수가 900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IT주가 쉬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과 통신주, 중소형주가 종합지수를 880까지 끌어올린 만큼 IT주가 움직인다면 900 돌파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모멘텀만 주어진다면...

김영일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부담 등 거시적인 요소가 짓누르고 있지만 시장은 꿋꿋이 버티면서 경기 회복 신호,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 등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거시적인 부담 때문에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건 자체는 좋다"고 말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이란 의견이다.

김 본부장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IT주가 긍정적으로 판단되며 증권주도 은행주에 비해 크게 나빠 보이진 않는다고 밝혔다. IT주의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3분기간 지속돼왔기 때문에 악재는 주가에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

증권주의 경우 정부의 구조개편안이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은행은 지금까지 경쟁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 있었으나 내년에는 합병이 한단계 마무리되고 외국계 은행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증권업은 계속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수익성 악화를 겪어 왔으나 이번 구조개편안이 경쟁을 조절해주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증시가 하락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에 더 높은 무게중심을 두며 업종 및 종목찾기도 활발하다. 명노욱 현대증권 랩 운용팀장은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급 개선으로 증시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보다는 배당주식 수요가 더 높아 증시가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수 관점에서 종목찾기 활발

업종별로 보면 IT주 '팔자'만 더 나오지 않아도 지수는 보합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 명 팀장은 수출 둔화가 예상되지만 IT주가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접근할만한 가격에 도달했다고 지적했으며 소형주 중에서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저PBR, 저PER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성기 조흥투신 주식운용1팀장 역시 "국내 수급이 증시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IT주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란 점에서 선취매가 유입되고 있고 배당 투자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 대안으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저점이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증시는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며 "올해는 중국 관련주가 선전했지만 내년에는 미국 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관련 소비 민감주가 부상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지금 적극적으로 매수하지는 않고 있다 해도 전반적으로는 '사자' 입장에서 증시를 바라보는 분위기들이다. 거시 경제 부진과 외국인의 순매도 속에서도 시장이 과거처럼 크게 하락하지 않고 견조한 모습을 유지했다는데 대해 고무된 모습이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시장이 버텼다면 기다리는 모멘텀이 나온다면 폭발적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물론 이 모멘텀이란 결국은 거시 경제에서 나와줘야 하지만 말이다. 현재로선 내년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높아 내년 상반기 경기 둔화를 보고 팔기보다는 하반기를 기대한 '사자'에 관심이 더 많다.

문제는 어떤 종목을 사느냐인데 소재주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손이 가지 않고 중소형주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선뜻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아직 모멘텀은 없지만 밸류에이션을 보자면 IT주를 주목하라는 의견이 많다.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위원의 경우 "소재주도 중국이 경기 성장을 계속하는한 꾸준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아무리 기업 내용이 좋아도 일봉 차트를 보면 너무 많이 올라 선뜻 사기 힘든 종목이성장 스토리가 지속되는한 소재주에 대한 관심을 계속할 것을 권고했다.

임 연구위원은 또 기업 내용이 좋지만 주가가 단기 급등해 매수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요즘은 일봉 차트를 보지 말고 주봉이나 월봉 차트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봉 차트상에서는 단기 급등한 것으로 보이지만 주봉과 월봉 차트를 보면 장기간에 걸쳐 견조하고 탄탄하게 오르는 모습이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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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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