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IT주 약세가 의미하는 것
프로그램 매수만으로는 890 돌파가 힘겨워 보인다. 한 때 890을 소폭 웃돌았으나 힘이 부족해 보인다. 외국인이 소폭 매도로 대응하고 있고 개인 투자자도 매도 우위. 배당주 중심의 연기금 매수와 프로그램 매수로 강보합권에 힘겹게 버티고 있는 모습.
22일 증시의 특징은 890 돌파가 또 한번 막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 4번째 890 시도가 좌절됐다고 단정짓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도 890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890 돌파가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오늘을 포함해 올해 거래일이 7거래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에 900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가 지수를 견인하고 있지만 외국인 매도로 상승 탄력은 떨어지고 있다"며 "많이 오르는 종목도 제지, 증권, 건설 등 전형적으로 개인이 좋아하는 종목들이고 대형주는 오히려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래대금 기준으로 860~900 구간에 올 8월 이후 매물이 36%, 71조원이 포진해 있어 거래대금의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890 고점을 뚫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한 때 증권주가 반등하며 일일 거래대금이 3조원을 넘어섰지만 이번주들어서는 다시 거래대금이 2조원을 밑돌고 있다.
지난주 반등을 이끌었던 전기전자(IT)주가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전고점 돌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프로그램 매수로 상승하던 삼성전자가 하락 반전했고 LG필립스LCD는 씨티그룹 스미스바니의 '매도' 권고 보고서로 6% 가까이 급락 중이다. LG전자와 삼성SDI도 약세다. 하이닉스와 삼성전기 정도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LG투자증권 서 연구원은 "지난주 IT주 반등은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선취매가 몰렸기 때문이었을 뿐 펀더멘털상으로 주가 상승이 뒷받침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증권주의 경우 증권산업 구조개편안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IT주는 밸류에이션이 바닥이라는 판단에 올랐을 뿐 지속성은 여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
이날 업종 움직임에서 눈여겨볼 점은 포스코, INI스틸,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동국제강 등 철강주와 고려아연 등 비철금속의 강세. 이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철강주와 비철금속 관련주가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미국 시장에서는 철강주 중 USX - UX스틸과 뉴코어가 전고점을 돌파했고 비철금속 중 펄프스다지는 전고점에 근접하는 랠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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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엽 PCA투신 주식운용팀장은 "IT주는 아직 저점을 확인하는 수준일 뿐 올라가기에는 확인할게 여전히 많이 남은 반면 철강을 비롯한 소재업종의 경우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한 급락이 과도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철강 순수출국으로 변했다는 사실로 인해 철강산업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됐으나 IT제품과 자동차 등에 쓰이는 고급 철강재의 경우 여전히 공급이 빠듯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철강의 경우 IT 제품과 달리 부피가 커서 운송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를 낮추는 요인이다. 올들어 미국 철강주의 강세는 2000년초 이후 극심한 구조조정 속에서 생산시설 증설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경제가 성장하면서 철강 수요는 계속됐기 때문. 운송비 부담으로 해외에서 철강을 수입해오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국 철강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강주도 강세를 보였던 것.
송 팀장은 "이런 이유 때문에 아시아 철강 가격과 철강주가 미국의 철강 가격 및 철강주 강세를 그대로 따라간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도 고급재를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의 호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 서 연구원도 "IT주는 이익 모멘텀이 내년 1분기까지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철강주는 중국이 내년에도 8~9%대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이익 개선이 더 뚜렷하고 확실한 철강 등 소재 관련주가 IT주보다 나아보인다는 의견.
IT주가 반등하다 주춤하는 것, 은행주가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내년 실적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쭉 뻗어나가지 못하는 것 등은 증시가 내년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는 있지만 완전히 확신하고 있지는 못함을 증명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LG필립스LCD 주가가 최근 급등하면서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던 것은 내년 상반기에 적자가 예상됨에도 내년 하반기 LCD 업종의 턴어라운드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늘 LG필립스LCD 주가가 급락하고 내년에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은행주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내년 하반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확신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내수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크면서도 원화 환율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등 경기 민감 내수주가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증시가 1000까지 오르리라는 전망은 현재 지수 수준에서 10%대의 상승률로 그리 과도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1000이 강력한 힘을 갖는 이유는 설사 내년 상반기 경제가 어려워 주가가 약세를 보일지라도 내년 증시가 1000까지 간다면 금방 하락을 만회하고 반등할 것이란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00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현재 시장을 지지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 그러나 확신할 정도의 증거나 신호는 없어 주가가 전고점을 쉽게 뚫지는 못하고 있다. IT주도 회복 기대감으로 선취매가 나오긴 했지만 단기적으로 쭉 올라가기엔 넘어야할 산이 여전히 많아 보인다.내년 1월중순 이후를 겨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