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두 회장님의 엇갈린 명암
2단계 방카슈랑스를 놓고 벌어진 은행과 보험사간의 힘겨루기는 보험사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보험업계는 당초 요구했던 것 이상을 가져간데 비해 은행은 체면치레 조차 못했습니다. 보험사는 표정관리 하느라 바쁘고 은행은 뒤늦게 불만을 토로하느라 바쁩니다.
방카슈랑스 논란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은행과 보험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규모나 시장영향력은 은행이 훨씬 큽니다. 그러나 은행은 특정 주인이 없는 `금융기관'이고 보험사들은 재벌이나 특정인이 대주주로 있는 개인 소유의 `금융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인지 보험사는 아주 강력하고 집중된 힘을 발휘했습니다. 언론매체를 통한 기획기사 게재부터 보험 설계사들을 동원한 시위에, 국회의원 설득까지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은행들도 나름대로 많은 애을 썼다고 합니다. 국회의원들과 재경부, 금감위등에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보험사 보다 늘 한걸음 정도 뒤쳐졌던 것 같습니다. 한편에서 보면 `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는 보험사들과 `반찬'을 하나 더 얻기 위해 노력하는 수준인 은행들과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을 높고 벌어진 싸움에서 등장인물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슷한 길을 걸어왔던 두 업계의 협회장이 대조를 보였습니다. 신동혁 회장은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한미은행장, 한미은행 회장을 역임하다 은행연합회장이 됐고, 배찬병 회장은 상업은행장을 거쳐 생보협회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카슈랑스 3년 유예 결정으로 두 협회장은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생보협회 배찬병 회장은 이번 방카슈랑스 승리로 회원사들로부터 한층 더 높은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은행원 출신이 보험업계에 와서 확실한 공을 세웠으니 말입니다. 성급한 얘기겠지만 3연임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은행연합회 수장이 된 신동혁 회장은 힘을 잃을까 걱정이 됩니다. 신 회장의 잘못이라고까지 말할 순 없겠지만 은행권의 입장을 정책에 반영시키지 못한 책임은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