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産銀총재,李부총리 심정 언급한사연

[현장클릭]産銀총재,李부총리 심정 언급한사연

김양현 기자
2005.03.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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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産銀총재,李부총리 심정 언급한사연

최근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가 부인의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마음고생이 많은 이헌재 부총리의 `사퇴심정'을 언급하는 바람에 이 부총리가 공식해명 과정에서 당황스러워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유 총재는 지난 3일 산은의 전현직 출입 여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여기자들에게 대해 평소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아 인기가 높은 유 총재는 이날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후문입니다. 물론 머니투데이 기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지만요.

3일은 이 부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보고를 마치고 과천으로 돌아와 업무보고 내용과 함께 부동산 투기의혹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해명하는 브리핑자리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날 여기자 오찬이 끝나고 30분이 채 되지 않아 한 언론사를 통해 '이 부총리,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에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내용이 나오자 재경부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이에 이 부총리는 다소 당황한 듯 질문한 기자에게 "참 취재를 광범위하게 하시는 군요"라며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부총리의 공식사과와 해명보도가 나간 후 산은 출입기자실에서는 유 총재가 민감한 부총리 거취문제를 기자들 앞에서 너무 쉽게 얘기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말을 꺼내 이 부총리를 당황스럽게 했다는 것이지요.

유 총재가 여기자 오찬에서 이 부총리 심정을 밝힌 사연은 이렇습니다. 한 여기자가 최근 뜨거운 이슈인 이 부총리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자 결국 유 총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답니다. 유 총재는 "이 부총리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잘 아는 바 없지만 공직자 재산신고와 관련해 실제 부동산 매매를 통한 변동이 없어도 기준시가가 상승하는 만큼 재산이 늘어나는 경우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비보도(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얘기를 했던 걸까요? 유 총재는 "몇일전 부총리를 만났었는데 언론보도 등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한 나머지 그만두고 싶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며 "사퇴할 만큼의 일이 아니니 그만두시지 말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총리처럼 마음고생이 심할 경우 누구나 사임의사를 가졌겠구나하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대화가 공개되면서 공무원 후배로서 이 부총리와 절친한 사이인 유 총재가 이 부총리의 사임의사를 확인시켜준 셈이 됐습니다.

유 총재가 공개한 이부총리와의 대화내용은 두 사람간의 사이를 짐작케 하는 대목입니다. 바로 이 부총리가 어려울때 그 심경을 툭 터 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유 총재라는 얘기입니다. 이 부총리와는 5살 밑인 유 총재는 행시 14회로 공직에 입문,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 요직을 거친 정통관료로 이 부총리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총리가 옷을 벗고 재무부를 떠날 무렵 유 총재는 재무부 사무관이었고, 금감위원장을 맡을 때인 99년 유 총재는 재경부 금정국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유 총재의 발언은 공무원 선배로서 누구보다 잘 아는 이 부총리의 인간적이고 솔직한 면모와 고뇌를 잘 알리려고 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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