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떨어지길 기다렸다"
정보기술(IT)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 고조와 유가 및 환율 안정, 떨어질 때마다 대폭 유입되는 국내 자금 등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선물옵션 만기일 충격이 단 하루만에 훌훌 날아가 버렸다. 환율과 유가에 대한 우려도 뒷전이다.
적립식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 투신사 주식운용팀장은 "주가가 오르는 날은 돈이 덜 들어오다 주가가 떨어진 날이면 유입되는 자금이 크게 늘어난다"며 "다들 주가가 좀 떨어지면 주식을 사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는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을 것이란 애널리스트들의 의견, 인텔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 상향, 포스코의 국내 철강가격 인상 발표 등이다. 전날 투자심리를 억눌렸던 환율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고 유가도 소폭 떨어져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 팀장은 "환율이나 유가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갈 때 악재가 되는 것이지 지금은 모두 환율은 하락,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점 매수, 장기 투자, 우량주 투자라는 투자 패러다임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어떤 종목에 투자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전날 종합지수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는데 7~8포인트는 막판 외국계 매물 때문에 떨어진 것"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실제 오늘 종합지수 상승폭은 13~14포인트 가량"이라고 말했다.
이 주식운용본부장은 "모든 업종, 모든 부문들이 다 각각의 이유를 가지고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IT주는 삼성전자와 인텔의 실적 호조 전망 때문에, 가치주는 여전한 밸류에이션 매력 때문에, 철강주는 포스코의 국내 가격 인상 때문에, 중국 관련주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상향 때문에, 배당주는 그간 덜 올랐다는 판단에 따른 저가 매수 때문에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전날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은 시장을 망가뜨릴 수 있는 요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견조하게 버틴 편이었다"며 "이로 인해 시장 상승세에 대한 신뢰감도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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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최근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지만 외국인 매도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외국인이 전날 동시호가 때 갑자기 4000억원 가까운 매물을 쏟아낸 것은 이전에 비차익 매수했던 것을 내놓은 것이란게 업계의 의견이다. 따라서 전날 외국인 대규모 매도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것.
위에 인용한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이 그리 많이 매도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 관련 펀드에 계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외국 펀드내 한국 비중이 '비중축소' 혹은 기껏해야 '중립'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높아지고 있다. 비록 일부 자산운용사로 자금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적립식 펀드를 통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급락을 별로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
이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보다는 새로 턴어라운드하는 종목을 발굴, 외국인보다 먼저 사서 외국인에 파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며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따라다닐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도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며 "어차피 누가 사면 누가 팔아야 하는게 수급 논리이며 국내 기관이 사려면 외국인이 좀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사는 힘과 파는 힘 중에 어떤 힘이 세냐는 것인데 사는 힘이 더 강하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주가가 좀 떨어진다 하면 사겠다는 매수세가 몰려들어 큰 폭 조정이 있을 수 없다는 것.
그러나 또 다른 투신사의 주식운용팀장은 "대형주가 덜 올랐기 때문에 IT 업황 개선시 대형 IT주 위주로 올라갈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추가 상승하기엔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1차 랠리는 일단락되고 현재 좀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실적 호조 전망으로 IT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짧은 경기 순환에 민감한 IT주보다는 중국 및 인도 관련주, 세계화 관련주가 더 유망하다는 의견도 있다.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위원은 "IT주도 상승하겠지만 상승률에서는 중국 관련주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도 "IT제품의 경우 중국이 엄청난 속도로 기술을 따라잡고 있어 단기적인 경기 사이클 외에 큰 메리트가 없다"며 "특히 2등업체들은 더욱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신 "중국과 인도 등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는 철강, 화학 등이 유망해보이고 세계 교역이 활발해짐에 따른 항공주와 해운주, 선박 수요 증가에 따른 조선주 등이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