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구조적 성장정체

[기고]구조적 성장정체

오상훈 SK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2005.06.03 10:27

[기고]구조적 성장정체

우리경제는 현재 구조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 내수정체 현상과 순환적 사이클상 세계경기 둔화에 의한 수출 하방위험 등 내우외환에 처해 있다. 지난 몇 년간 수출호황 덕에 경제성장률은 그럭저럭 3~4%대를 유지해 왔지만 재고를 제외한 내수부문 성장 기여도는 2003년, 2004년에 각각 0.7%, 0.5%에 이어 금년 1분기에도 0.8% 수준에 그쳐 내수 성장엔진이 거의 멈춰진 상태이다.

민간소비를 절대 수준으로 보면 지난 2003년 이래 정체현상이 지속되어 왔다. 최근 가계부채 압박요인은 완화되고 있지만 소득 및 고용 부진에 따른 구매력 저하와 추세적인 개인저축률 하락 영향으로 잠재해 있는 억압수요도 크지 않아 회복 탄력성이 저하된 상태이다. 기업 설비투자의 경우도 이미 지난 2000년 IT버블 붕괴이후 정체국면이 지속되면서 거의 5년째 추세상승 및 순환사이클 마저 실종되면서 만성적인 정체현상을 겪고 있다. 글로벌 IT경기 사이클이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금년 들어서는 자본재수입이 크게 둔화되고 있어 추가악화 조짐 마저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수출은 지난 2002년 이후 상승추세를 보여 온 글로벌 경기호조와 궤를 같이하여 오면서 당초 기대수준을 넘어선 호황세를 나타내 국내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여 왔다.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이 내수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내경기 침체의 완충역할을 하여 온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글로벌 경기가 금년을 분기점으로 점진적인 하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출경기도 중기적 조정궤도 선상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제조업 생산경기는 지난해 중반 이후 이미 하강기로 접어들었으며 후행적 성격의 내수경기는 금년 들어 호조세가 유지되고 있으나 최근 부동산버블 우려와 더불어 점진적인 후퇴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결국 국내경기는 아직 긴 터널 속에 갇혀 있으며 하반기 들어서도 글로벌 경기둔화 분위기와 더불어 그 동안의 국내 경기회복 기대 조차도 점차 엷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기존 경기전망이 후퇴하면서 내수부양을 위한 정책발동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책당국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책수단 여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거시경제 정책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성장잠재력 배양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와 단기적인 안정성장 지속을 위한 정책과는 별도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단기 성장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중장기 수요복원 프로젝트 마련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단기 경기대응 정책도 추가적 경기하강 압력을 완충시키는 범위 내에서 방어적 정책기조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최근 내수부진은 일정부분 지가 등 부동산 가격 상승, 교육비 상승, 준조세 등 비소비성 지출 증가로 인해 사회전반에 걸친 고비용 구조가 만연 되면서 야기된 측면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대응도 고려되어야 한다.

아울러 설비투자 및 인력투자를 통한 수요창출 주체가 기업인 만큼 기업경제가 곧 국민경제라는 전제 하에 기업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기업인들의 투자 마인드를 제고 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민간 소비심리 개선 및 사회전반의 건전한 투자분위기 유도와 시중 유휴 유동성의 증시유입 유도를 위해 비과세 근로자주식저축 도입, 적립식 펀드에 대한 비과세 조치 등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참여 인센티브를 제고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내수부양을 위한 정책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지만 내적으로 구조변화의 진통을 겪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성장정체 현상이므로 일정부분은 감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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