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이 더 답답하다

[기자수첩]국민이 더 답답하다

박재범 기자
2006.01.27 10:53

"앞으로 20년 동안 (세율 인상이) 없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26일 과천 브리핑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관심은 단연 '세금'이었다.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큰 기삿거리도 세금을 향한 관심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비과세 감면 통한 재원 확충은 얼마나?" "주식양도차익 과세 방침은?"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은?" "과표 구간 조정은?" 등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초점은 '증세'에 맞춰졌고 한 부총리는 "당분간 세율인상이 없다" "세목 신설도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당분간'과 '현재로서'라는 표현이 또다른 해석을 나았고 한 부총리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혼잣말 비슷하게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이 시점이었다.

"증세 없다"는 말을 믿어주지 않는 데 대한 갑갑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세금'보다 '양극화 해소 방안'과 구체적 정책 마련이 중요하다는 점을 몰라주는 데 따른 섭섭함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국민이 느끼는 답답함은 더하다. 도대체 세금을 올리겠다는 것인지, 양극화 해소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한발 물러선 노무현 대통령은 친절하지 않다. "좀 기다려 보자"라는 말만 되뇌이는 정부 당국자도 마찬가지다. '감세 논쟁'을 하자는 노 대통령의 제안도 그 때문이다.

'정책 홍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강조하는 참여정부지만 정작 제대로 알려야할 것들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가야…"는 말로 속내를 감춘다.

'대연정'이 그랬듯이 '양극화'와 '증세'도 허무한 논쟁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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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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