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 예금금리 '즉각' 인상 경쟁

[기자수첩]은행 예금금리 '즉각' 인상 경쟁

김진형 기자
2006.02.09 17:12

9일 오전 11시7분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10여분 후부터 기자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콜금리 인상이 시장에 매우 민감한 내용이다 보니 기자는 매우 급박하게 관련 기사를 송고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휴대폰은 계속 울어댔다.

전화를 건 곳은 시중은행들의 홍보팀이었다. 콜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를 즉각 인상한다는 보도자료를 발송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국민, 우리, 신한, 조흥은행은 이날 콜금리 인상 발표가 나온지 10여분만에, 하나, 외환은행도 오후에 각각 예금금리 인상안을 내놨다.

이같은 은행들의 신속함은 과거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은행들은 과거에는 콜금리 인상이 결정나도 '앞으로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보고 예금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는 재빠르면서 예금금리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변화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발적인 조치라는 분석도 있지만 은행의 공공성 논란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공공성 강화 경쟁도 벌이기 시작한 때문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어차피 올릴 금리라면 가장 먼저 발표해서 생색이라도 내자는 것.

실제로 은행들은 서로 타 은행보다 먼저 예금금리 인상을 발표하려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은행의 경우 보도자료를 빨리 발표하기 위해 콜금리 인상폭에 대한 시나리오별로 보도자료를 각각 준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타행의 예금금리 인상폭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자 일부 금리를 추가 상향 조정하는 은행까지 있었다.

이유야 어쨋든 은행들의 이런 모습은 고객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변화인 것은 분명하다. 물론 신규 예금고객에게만 적용되지만 하루라도 예금금리가 빨리 오르면 그만큼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이자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모습이 고객에게 유리하게 경제상황이 변해도 갖가지 논리로 적용을 늦춰왔던 은행들의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는 과정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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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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