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한국씨티은행 배당의 아이러니

[현장클릭]한국씨티은행 배당의 아이러니

김진형 기자
2006.02.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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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주당 3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습니다. 배당총액은 991억원. 씨티그룹이 이 은행 주식의 99.91%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배당금은 거의 전부 씨티그룹의 몫입니다.

주당 1000원 이상 배당하는 기업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이 정도 배당이 특별히 눈길을 끌 이유는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으니 주주에 대한 배당은 당연한 절차입니다.

그럼에도 씨티은행의 배당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배당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좀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영구 행장은 2004년에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해 상장폐지를 시키던 당시 국부유출 논란이 일자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의 자본비율이 선진은행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배당을 하지 않겠다"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약 2500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2005년에는 이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렇다면 배당을 결정한 올해는 자본비율이 선진은행 수준으로 올라갔을까요. 결론은 '예스'입니다. 이 은행의 지난해말 BIS자기자본비율은 15%대, 기본자본비율은 11%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 자본비율은 국내 시중은행 중 최고일 뿐 아니라 선진은행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 수치는 배당을 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배당을 안한다면 자본비율은 이보다 더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자본비율이 높으면 은행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의미이지만 적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자본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됩니다. 따라서 자본비율이 너무 높아지면 사용하지 못하고 쌓인 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주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의 배당은 좀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전략은 '성장'이라고 수차례 강조해 왔습니다. 은행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산을 늘려야 하고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합니다.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위험자산이나 부실자산이 생기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서는 배당금을 줄이고 자본을 충분하게 확보하는게 상식입니다.

하지만 이 은행은 지난해부터 노조와의 갈등으로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직원들에게 태업명령을 내려 가계대출, 신용카드 발급,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판매를 금지시켜 놓았습니다. 영업이 제대로 안되니 자산이 계획대로 늘어날리 없습니다. 자산이 늘어나지 않으니 부실자산도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자본비율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결국 씨티그룹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가 씨티그룹이 투자한지 2년만에 1000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가도록 일조한 셈이니 아이러니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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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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