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車보험료 '모델별차별=공평'

[기자수첩]車보험료 '모델별차별=공평'

임동욱 기자
2006.03.02 17:33

'일부 800cc급 경차의 수리비는 1300cc 자동차를 고치는 비용보다 높다'

'동급의 고급차 간에도 수리비 격차가 46%나 난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최근 3개년동안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 담보로 지급된 차량의 평균 수리비를 조사한 결과다. 수리비만을 놓고 볼 때 배기량이 큰 자동차의 비용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일반 관념을 뒤엎는 내용이다.

금융감독당국과 손해보험업계는 5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올해안에 '차량모델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제도'의 시행안이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자동차보험료 체계는 차량의 배기량을 기준으로 돼있다. 배기량만 같다면 1500만원짜리 차나 5000만원짜리 차나 보험료 기본 요율은 같다. 그러나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공평한 보험금 부과를 위해서 차량 가액과 특성에 따른 모델별 보험료 차별화는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이같이 '공평한' 제도를 선뜻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완성차 메이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본지는 국내 완성차 업체 및 주요 수입차 업체에게 가상의 특정사고(뒷범퍼 교환)를 가정하고 보유 라인업 모델의 수리비 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부분 '자료를 공개하기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판매에 영향이 있는 만큼 타 메이커의 동급 모델과 비교되는 것에 무척 신경쓰는 모양새였다.

날로 늘어가는 수입차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연구소 측은 '수입차 판매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수입차까지 고려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입차의 내수 승용차시장 점유율이 3.2%를 기록했고, 지난 1월 4.8%까지 높아진 것을 고려할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수입차는 아예 제외됐다.

수입차를 비슷한 급끼리 묶어서 보험 요율을 정하면 된다는 '편리한' 아이디어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수입차 구매자들에 대한 명백한 '불공정' 행위다.

일단 '하고보자'는 식의 성급한 제도도입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논의만 하다가 묻혀버리는 안건이 되서도 곤란하다. 자동차보험 제도변경은 전 국민의 관심사다. 준(準) 공적 보험인 자동차보험 제도개선을 위해 이제 정부도 팔을 걷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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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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