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당하는 줄 알았죠"

"적대적 M&A 당하는 줄 알았죠"

홍기삼 기자
2006.03.06 11:11

[머투초대석] 정대종 우리홈쇼핑 사장

"당시에는 적대적 기업인수ㆍ합병(M&A)이 가까웠다고 판단했습니다"

우리홈쇼핑 정대종(54) 사장이 최근 속내를 처음으로 털어놨다.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12월 2대 주주였던 아이즈비전이 태광산업 계열인 티브로드(Tbroad)측에 지분을 팔고 난 후 다시 M&A 논란에 휩싸였다.

태광산업 측이 소액주주 주식까지 매집한다는 설이 시장에 퍼지자, 대주주인 경방 측도 올 초 대응 매수에 들어가는 등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또한 지난 2월23일 우리홈쇼핑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배당을 놓고 태광그룹 측과 경방그룹이 표 대결을 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경방의 승리로 일단 긴장 국면은 종료됐지만, 그 와중에 태광 측 대리인들이 주주총회장에서 정대종 사장의 총회 진행에 불만을 표시하며 고함을 지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2월27일 정사장을 목동 우리홈쇼핑 12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집무실에 놓여있는 7대의 TV에서는 경쟁사 홈쇼핑 방송이 쉬지 않고 흘러 나오고 있었다.

-우리홈쇼핑이 태광 측과 대결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게 아쉽습니다. 미국과 이라크 관계도 아닌데 말이죠. 양 사가 터놓고 얘기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웃음)아직은 그럴 계획이 없습니다. 그런 제안을 한다면 태광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야 하는데…. 지난 번 주총장에서 태광 쪽 사람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홈쇼핑사가 같이 만나 시너지효과를 만들고 싶은데…. 그런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런 접촉이 없습니다.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적대적 M&A 가능성은 이제 없다고 보시는지요.

▶그렇습니다. 일단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우리홈쇼핑의 최대 주주인 경방은 현재 우호지분을 포함해 5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홈쇼핑업은 정부의 인허가 사업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에 의해 그 결과가 뒤집히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그럴 경우 앞으로 인허가 사업의 의미 자체가 없어지게 됩니다. 경방에 입사한 지 올해로 29년 됐는데, (경방은) 홈쇼핑 사업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합니다. 홈쇼핑 지분을 팔 생각도 전혀 없어요.

-상장이 원래 올해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2대 주주 변동으로 내년 4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은데요.

▶내년 4월을 기해 바로 상장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르면 내년 말, 늦으면 2008년 이후로 미뤄질 것 같습니다.

-지난해 6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우리 같은 후발 홈쇼핑사들은 다른 선발사들에 비해 인터넷쇼핑몰 등 신규 사업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많이 못했습니다. TV사업 부문에 집중적으로 매진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는 타경쟁사같이 양적인 경쟁을 하지 않는 다는 게 원칙입니다.

-우리홈쇼핑을 경영하시면서 한계도 느끼시겠지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판단입니다. 먼저 경쟁사들이 대기업 후광으로 유리한 입지에 있는 데 비해 우리는 아직 브랜드 파워가 많이 약한 편입니다. 올해 대대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브랜드의 힘을 키우는 데 노력할 생각입니다.

-케이블TV가입자 수 정체로 인해 TV홈쇼핑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왔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우리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최근 홈쇼핑 업계에서 얘기되고 있는 T커머스보다는 ‘모바일 커머스’의 성장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재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1400만 명에 불과하지만, 휴대전화서비스 가입자는 3400만 명에 달합니다. 선결 과제라는 생각입니다.

-지난해부터GS홈쇼핑,CJ홈쇼핑이 오픈마켓(소비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상의 쇼핑몰)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아직 테스트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오픈마켓이 신규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벌써 레드오션에 진입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사활을 걸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해외진출 계획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3월 경 중국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중국 기업인 ‘W미디어’의 홈쇼핑 사업을 우리홈쇼핑이 컨설팅 하는 역할입니다. 우리가 지분 15% 정도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올해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초 대만에 런칭한 모모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월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올 1월에만 11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연말에는 연 매출이 1500억원~2000억원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홈쇼핑만의 경쟁력이라면?

▶우리는 상품개발을 가장 많이 합니다. 런칭하는 상품 수가 타사보다 훨씬 많습니다. 상품이 다양하다는 느낌을 주는 게 좋습니다. 중소기업 제품도 많이 발굴했습니다.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도 경쟁사에 비해 가장 빠릅니다. 조직도 슬림형입니다. 목표가 분명하면 성취를 위해 돌진하는 스타일입니다.

-홈쇼핑사들이 중소업체들의 납품 단가를 후려쳐 폭리를 얻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비해 마진이 크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지만, 배송비, 카드 수수료 등을 홈쇼핑사들이 모두 책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마진이 큰 게 결코 아닙니다. 중소기업과 함께 윈-윈한다는 게 우리 홈쇼핑의 기본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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