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도, 글로벌노동시장의 중심

[기자수첩]인도, 글로벌노동시장의 중심

강기택 기자
2006.03.21 15:38

청년실업 대책을 놓고 프랑스정부와 학생.노동계가 격렬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유럽 최대의 정보통신(IT)컨설팅업체인 프랑스의 캡제미니가 인도에서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자국 상황에 아랑곳 없이 내년말까지 현재 4000명인 인력을 1만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 업체인 미국의 델도 인도 고용 인력을 현재 1만명에서 2만명으로 두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인텔 등 미국의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도 인도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력고용 계획을 내놓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과거와 달리 서구의 다국적 IT기업들이 연구 및 개발, 디자인 등과 같은 핵심 부문을 이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도가 저임금에 기반한 콜센터나 단순 제조공장이 아닌 최첨단 기술기업들의 메카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유명한 다국적기업 뿐만 아니라 무명의 신생 벤처기업들도 인도에 둥지를 틀고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자나 기술자 뿐만 아니라 고급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나갔던 인도인들도 모국으로 돌아와 하이테크 기업을 설립하고 있다.

IT기업 및 벤처캐피털 컨설팅회사인 실리콘밸리뱅크는 사모펀드 등이 자금차입을 통해 신생 IT기업에 투자하는 비율이 사상 유례없이 급증하고 있으며 투자자를 찾는 인도 신생기업들도 수개월 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인도 젊은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과 투자자금이 유입되는 게 고무적인 일이다. 인도 역시 실업률(9%)이 높고 구직자에 비해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도의 간판 IT업체인 인포시스가 지난해 직원 1만5000명을 채용했지만 합격률은 1% 남짓에 불과했다.

인도로 속속 진입하는 기업들도 전문성을 갖춘 엔지니어들을 요구하고 있어 인도공과대학(IIT) 등을 통해 배출된 고급인력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자본이 효율성과 노동의 유연성을 찾아 이동하면서 바야흐로 인도가 글로벌 노동시장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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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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