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자체 "시장 개입 유혹 떨쳐라"

[기자수첩]지자체 "시장 개입 유혹 떨쳐라"

이규성 기자
2006.04.27 12:16

미분양 아파트가 넘치고 있는 대구에서 A업체가 평당 분양가를 인근 분양가보다 낮은 580만원에 분양해 계약률 80%를 달성하는 등 선전을 거뒀다.

반면 인근에서 분양한 B업체는 평당 750만원선을 책정했다가 계약률이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A사의 성공과 B사의 실패는 시장의 자율성에 따른 결과다. 시장이 알아서 도전하고 대응한 것이다.

요즘 판교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주택업체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무시한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 산정 개입이 부쩍 늘어난 때문이다.

지난 3월말 판교 분양 당시 성남시는 당초 합의를 어겨가면서 인하 압력을 행사, 평당 평균 분양가를 1233만원에서 1176만원으로 낮췄다. 천안시에서도 평당 800만원에 분양하고자 하는 업체와 655만원을 마지노선으로 한 지자체간 줄다리기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선례를 접한 여러 지자체들이 개입의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민들 앞에서 생색내기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곳도 없지 않다.

때문에 주택업체들은 지자체들이 시간을 질질 끌면서 분양가를 놓고 생색내기용 줄다리기를 즐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분양가 자율화 체제도 아니고, 8.31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개입이 잦아진 것은 대표적인 행정력의 이중 규제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지자체의 무리한 분양가 끌어내리기 개입은 지방선거가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업체들은 지금 분양가를 마냥 올릴 수가 없는 상황이다. 택지조성원가 공개 및 분양가 인하 방안이 추진되고 있고, 현재 주택 총 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등으로 수요층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의 표를 위식한 무리한 시장개입은 자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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