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자의 유해성을 보도한 KBS '추적60분'과 제과업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이어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까지 번지게 된 이번 대립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더욱 그렇다.
자녀들에게 권할만한 주전부리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과자를 사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을 보면 난감할 수 밖에 없다.
과자와 아토피 피부염의 상관관계를 파헤친 추적60분 보도를 본 부모들이라면 과자를 사주고 싶은 마음이 싹 가셨을 것이다. 어떤 광고는 "내 아이니까"라는 문구로 자녀가 원하지만 아무 음식이나 먹일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렇다보니 제과업계는 당장 매출이 감소해 울상이다. 소비자들로부터 '돈벌이에만 급급한 비양심 집단'으로 매도당하기까지 한다. 지금과 같은 제조 방법으로 과자를 만들었다가는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론까지 나온다.
제과업계가 언론중재위에 정정 및 반론보도를 요청하고 손배소까지 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이같은 위기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KBS가 후속 보도를 예고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일종의 압박을 가한 측면도 있다. 만약 KBS가 후속 보도를 검토하지 않았다면 제과업계가 이렇게까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제과업계의 강한 반발은 과자 뿐 아니라 가공 식품 전반의 유해성 논란이라는 현안과 맞물려 있다. 올해 들어 가공 식품들이 방송, 시민단체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통해 선진 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진통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중요한 건 홍역을 치를 때 치르더라도 먹거리 문제로 인한 진통이 지지부진 오래가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의 진실을 밝힐 것은 밝히고 오해가 있다면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과업계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정부당국의 적극적이고 명확한 역할 수행이 요구된다. 이번 사태에 관한 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이야말로 공정하고 투명한 실험 과정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줄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