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 지난해 우회상장기업 분석.. 매출·순익도 '함량 미달'
상장기업을 합병하거나 주식교환 등을 통해 우회상장한 비상장기업의 경우 주식가치가 5배 이상으로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액이나 순이익 역시 정상적인 신규 상장기업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9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회상장한 67개 기업의 주식평가액은 순자산가치에 비해 평균 411% 할증되는 등 비정상적으로 과대 평가됐다. 지난해 우회상장한 기업의 순자산가치는 2378억원에 불과했지만 주식평가가액은 9767억원에 달했다. 특히 주식스왑을 통해 우회상장한 7개 기업의 경우 할증률이 무려 496%에 달했다.
이들 우회상장기업들은 수익가치 산정시 앞으로 2년간 추정매출액을 과다책정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가정하에 가치를 평가했다. 우회상장기업들은 매출액 증가율을 전기대비 30~100%로 추정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의 매출액 증가율(2004년 기준)이 평균 19.4%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최대 5배 이상 부풀려진 셈이다.
우회상장기업들의 실적 또한 정상적인 상장 절차를 거친 기업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 70곳의 평균 매출액은 450억원인 반면 우회상장기업의 매출액은 절반 수준인 194억원에 불과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정상 기업은 평균 53억원인 반면 우회상장기업은 14억원으로 1/4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이들 우회상장기업의 40%(27곳)는 적자를 기록, 93%(65곳)가 10억원 이상 순이익을 거둔 정상 상장기업과 큰 대조를 이뤘다.
이같은 함량미달의 우회상장기업들은 제도상 허점을 교묘하게 활용했다.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의 경우 심사요건이 까다로운 점을 감안, 주식교환이나 주식스왑 등의 방식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우회상장은 합병을 통한 경우는 25건으로 전년대비 3건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우회상장은 8건에서 25건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주식스왑 방식 역시 6건에서 14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 2국장은 “상장요건에 미달하는 기업이 우회상장을 통해 상장하는 것은 증권시장 전체의 건전성을 해치게 된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이미 우회상장한 기업 역시 강화된 퇴출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우회상장 67건 가운데 25건은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비상장기업이 부실화된 상장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을 통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