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시가총액 10조원 회사 만들겠다"

"10년 후 시가총액 10조원 회사 만들겠다"

대담=성화용부장, 정리=홍기삼기자
2006.05.29 09:58

[머투 초대석]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

"10년 후인터파크(12,060원 ▲50 +0.42%)의 비전을 말하면서 경영진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적어도 시가총액이 10조원은 되는 회사를 만들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인터파크는 내달 1일 사이트를 오픈한 지 만 10년이 된다. 이기형(43) 회장은 창업 10년간을 3단계로 정리했다. 지난 1996년 1월 데이콤의 사내 벤처로 시작한 인터파크는 제자리를 잡기도 전에 외환위기의 시련과 맞닥뜨리게 됐다. 이회장은 “남의 회사를 찾아다니며 부업거리를 구하면서 근근이 생존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단계가 생존의 시기였다면, 2단계는 대기업이 직접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만든 인터넷쇼핑몰과의 전쟁을 수행한 시기였다. 2000년 이후 삼성, 한솔CSN 등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쇼핑몰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소모전이었다.

인터파크 성장의 3단계는 최근 몇년간이다. 마침내 자리를 잡고 투자다운 투자를 하면서 회사를 '1등'으로 확실히 키운 시기다. 그러나 이 시기에 대해서도 이회장은 스스로를 반성하고 있다. 이회장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장터)의 성장세를 미리 예측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판단 착오라면 착오”라고 말했다. 현재는 인터파크 자회사인 G마켓이 그 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10년 후 비전을 얘기하면서 이회장이 강조한 건 해외 진출이었다. “초기 6-7년간의 시련을 건너뛸 수 있었다면 이미 미국 등 해외에 진출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그는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이 꿈을 놓지 않고 있다. 이회장은 “(해외진출은) 계속 마음속에 있다”고 말했다. 벌써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도상 훈련 단계에 있는 듯 했다. 이회장이 털어놓은 인터파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정리해 봤다.

-10년전을 돌이켜보면 회사가 이렇게 커질 줄 알았습니까.

▶창업 당시 데이콤에서 천리안(PC통신) 등 멀티미디어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1993년부터 인터넷 세상이 새로 뜨긴 했는데, 그 때 멀티미디어 사업이 데이콤 내에서 가장 얘기가 많이 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평소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인터넷이 확대되면, 홈쇼핑, 홈뱅킹, VOD(주문형 비디오) 등 3가지가 뜰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중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인터넷쇼핑이라고 봤습니다. 정보산업이 미래 유망사업중의 하나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죠. 그 때가 입사 5년차였을 때입니다.

-입사 때부터 사업을 하실 생각이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그보다는 학문 쪽에 관심이 많았고요. 비즈니스하고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삼성에 잠깐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사실 굉장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 때 기자를 할 생각도 있었습니다.(웃음)

그러다 데이콤 들어간 게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정보산업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사내 벤처는 어떻게 시작하셨는지.

▶혼자 아이디어를 내고 혼자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조금씩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지요. 96년에 지금 이상규 사장을 만나 제대로 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하시면서 뭔가 길이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가 언제인가요?

▶글쎄요. 전투의 연속이었습니다. 97년 데이콤에서 분사해 그 다음 바로 외환위기를 겪었구요. 무조건 살고 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대기업 찾아가 쇼핑몰을 구축해 주면서 몸 팔던 시기도 있었어요.

상장이후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2000년부터 다시 삼성, 한솔 등 대기업들이 인터넷쇼핑몰에 진입하면서 또다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 다음 옥션이 들어 왔구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장터)의 성장세가 무서운 데요.

▶마켓 플레이스가 이렇게까지 뜰 줄 사실 예측을 못했습니다. 미국 이베이 소식을 일찌감치 들었지만, 그 당시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가장 큰 실수중 하나입니다. 마켓플레이스보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가 더 클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인터파크의 미래를 어떻게 조망하시는지.

▶돈이 없었던 시기와 재벌기업들과의 경쟁 등의 과정에서 6년을 까먹었습니다. 그 시기를 뛰어넘었더라면 이미 우리는 미국과 일본 시장에 가서 격돌했을 겁니다. 지금도 뭔가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 부문의 경우 우리가 하지 않았던 신규 분야를 계속 찾을 것이고, 해외 진출은 여전히 마음 속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해외진출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미국이라는 시장이 놀랍게도 서비스가 고도화돼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돈을 떼어먹는 사기가 횡행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에비해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은 좋은 시장이지요. 다만 '꼭 상품을 직접 거래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업태를 만들어 접근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방법을 하나 발견하기는 했습니다. 올해 안에 그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입니다. 유형 상품을 다루는 건 아니지만, 인터파크 브랜드를 알리고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이 될 것입니다. 그 기반위에 상거래 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미국과 일본 시장은 3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겁니다.

-직원들에게 어떤 비전을 주고 계십니까?

▶1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직원이 1000명으로 불어났습니다. 과연 이 사람들에게 어떤 비전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민중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가장 쉬운 답은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 겁니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조직을 끌어가는 측면으로 보자면 철저히 성과주의로 하자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우선 사업단위별로 각 부문 대표를 만들었습니다. 포도송이 같은 겁니다. 각 포도알들은 독립돼 있지만 뭉쳐서 포도송이가 되는 그런 조직입니다. 이런 틀 안에서 제2, 제3의 G마켓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요.

-기업가로서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기업가의 기본은 돈을 벌어야 합니다. 돈을 못 버는 건 죄악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많은 사람들을 고용해서 그들이 이상을 실현하면서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게 궁극적으로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는 겁니다. 데이콤시절 미국에 출장가서 무시당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이라는 국가의 네임 밸류가 그만큼 떨어져서입니다. 돈 많이 벌어서 세금 많이 내는 게 애국하는 거 아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올해 경영 목표는?

▶실적이 괜찮을 듯 합니다. 쇼핑몰 사업이 안정화됐습니다. 의미 있는 이익을 낼 겁니다. 신규사업인 인터넷 할인점 사업의 경우 하반기말 정도에 런칭할 계획입니다.

대담=성화용 산업부 부장 shy@

정리=홍기삼 기자 argus@

사진=박성기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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