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랠리에 악재 급속도 희석…"불안감 여전 추이 지켜봐야"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초유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주초 급락 이후 반등이라는 '전약후강'의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10월물 옵션만기일까지 겹쳤으나 핵실험을 계기로 '오히려' 강화된 주식매수세를 꺾지 못했다.
4월말부터 줄기차게 펀드 내 주식비중을 줄이던 외국인이 핵실험을 이용해 이번주 43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핵실험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선물시장에 주가 등락이 좌우되는 측면도 주가가 심하게 출렁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최초로 밝힌 지난 3일 1374.22이던 코스피지수는 4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22.22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실제로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9일에는 32.60포인트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5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1300을 위협받았고 코스닥지수가 8% 넘게 폭락하는 등 투자자들은 '패닉'에 사로잡혔다.
공포에 사로잡힌 개인투자자의 '투매'로 정리된 증시는 그러나 실험 사실을 공개한 이튿날 8.97포인트 오르며 안정감을 찾았다. 13일 종가는 1348.60으로, 9일보다 2.2% 반등했다. 주간하락률은 0.02%로 미미했다. 아직 핵실험 계획이 최초로 공개된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지만 월요일 폭락은 어느 정도 만회했다. 코스닥지수는 우여곡절끝에 이번주 2.2% 하락하는데 그쳤다.
◇증시 신속하게 안정감 회복 이유=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이번 핵실험 역시 투자자들이 '이벤트' 성격으로 보고 내년에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세계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펀더멘털에 주목하고 있다"며 "과거의 누적된 학습효과로 주식시장이 빠른 시간내에 안정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2000년부터 핵실험 변수가 벌써 15번째인데, 거론될 때마다 새로운 소식이었고 더 악화된 형태도 나타났지만 결국은 단기 영향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핵실험 단행이라는 악재의 최종 완결판을 두고 투자자들이 '전쟁 리스크가 아니다.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상황에서는 어떤 자산도 의미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여기에 상반기를 기점으로 기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강하고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핵실험 공포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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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거래소(KRX)는 "최초로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터졌을 때 UN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경제제재, 6자회담 복귀 이후의 정치적 해결, 미국의 군사적 행동 등 세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됐다"며 "중국 주도로 군사제재가 아니라 완화된 경제제재쪽으로 국제사회가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점차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신창균 KRX 종합시황총괄팀 부장은 "다우지수에 이어 이머징마켓인 인도증시까지 장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적립식펀드를 비롯한 간접투자 자금이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방어막 역할을 했다"며 "외국인이 이번주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대외악재에 과민하게 반등하면 좋은 기회를 놓치게된다'는 학습효과가 급속도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방향은 미증시 랠리와 북핵 불안감 줄다리기= 향후 주식시장은 해외지수의 랠리라는 외부호재와 북핵과 사상최고치인 매수차익거래잔고의 부담이라는 내부 악재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면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LG필립스LCD의 실적발표로 기대치가 낮아진 실적시즌 반응은 16일삼성전자(186,200원 ▲7,800 +4.37%)의 실적으로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은 실적 향상 및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는 기업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며 "미국 증시 상승에 의한 후광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지만 IT 종목의 실적이 강하게 향상되는 시나리오가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석현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북핵에 따른 충격을 상당 부분 회복하면서 주가가 복원력을 보였다"며 "하지만 핵실험의 여진이 전혀 없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데다 추가적으로 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어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강세 흐름이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데는 긍정적이지만 그 이후에는 결국 내부적인 동력에 의해 주가가 결정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미국과 국내 증시가 공유할 수 있는 호재"라고 말했다. 매수차익거래잔고가 2조6000억원을 넘는 등 프로그램매수가 북핵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다는 측면도 짚어야할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