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은 150개국이다. 2001년 도하라운드가 시작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무역장벽을 낮추고 보조금을 대폭 감축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수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워낙 많은 나라가 제각각 목소리를 내니 합의가 어렵다. 이렇게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일각에서는 WTO의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WTO는 세계 무역질서의 근간이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되면 보호주의가 팽배할 것이고, 선진국과 개도국 관계가 악화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입는 경제적 손실은 계산할 수 없을 것이다.
협상 타결의 관건은 농업이다. 어느 나라나 농업이 민감하고 수입국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유럽과 선진 농산물 수입국은 관세를 낮추면 국내 농업이 타격을 받는 상황이고, 미국은 보조금을 크게 줄이면 농가 소득이 타격을 받게 되며, 개도국은 선진국들에 낙후된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특별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입장 차이를 도저히 좁힐 수 없어서 지난해 7월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재개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더니 최근 상황을 보면 올 상반기에 상당한 진전을 마련할 수 있는 돌파구가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상당부분 합의에 도달했다는 믿을 만한 소식들이 나오고 있다. 협상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두 국가가 합의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만약 두 나라 사이에 합의가 있다면 그 내용이 다른 회원국들에 확산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회원국의 목소리가 반영되겠지만 기본적인 골격은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협상이 급물살을 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세다. 관세를 줄이는데 최우선 목표를 두어야 한다.
관세 감축 폭을 줄이되 민감한 품목은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 민감 품목은 관세를 줄인다는 원칙이 만들어져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민감 품목을 충분히 인정받도록 남은 협상에 최대한 협상력을 집중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는 관세가 아주 높은 품목들이 많으므로 관세 상한을 설정하려는 움직임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개도국 지위가 문제될 것이다. 우리 농업의 현실을 본다면 큰 부담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개도국으로 분류되어 보조금과 관세 감축 부담을 줄여야 한다. 많은 국가가 우리를 개도국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반드시 관철해야 할 과제다.
우리 농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어 연착륙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급격한 충격을 줄여 나가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정부는 주요 쟁점별로 우리와 입장이 유사한 나라들과 공조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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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협상의 주요 국면마다 국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등 협상 대응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는 노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