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천공장 증설안 '거부'..하이닉스, 새로운 부지 찾아 독자행보 나설듯
하이닉스(922,000원 ▼11,000 -1.18%)반도체가 반도체 생산라인의 안정적인 증설을 위해 '국내 제3의 장소'를 찾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3일 하이닉스 공장 증설 문제와 관련, 청주에 1차와 2차 증설은 허용하지만, 이천공장(3차 증설)은 관련 법을 개정해 2009년 이후에나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는 당초 이천 공장 증설을 원하던 하이닉스의 기대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922,000원 ▼11,000 -1.18%)관계자는 정부의 '단계적 증설' 방침에 대해 "정부와 열린우리당간 당정협의가 어떤 식으로 결론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부안을 수용해 계획대로 증설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실상은 다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하이닉스는 더이상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정부와 관련된 업무를 치뤄야 하는 입장에서 대놓고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들 수도 없는 '벙어리 냉가슴' 앓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청주공장 증설이 효율적이지 않은 만큼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관련 법을 개정해 2009년 이후에 재검토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이천공장 증설 거부'를 완곡하게 표현만 바꿨을 뿐이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하이닉스가 제안한 수차례 수정 요구안을 모두 묵살한 결과가 됐다"며 "24일 정부와 열린우리당간 최종적인 당정협의안이 발표되면 미련 없이 제갈 길을 갈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이닉스가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크게 2가지다. 먼저 비좁은 청주공장을 고집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부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 경우 각종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중장기적인 공장증설 계획을 감안하면 크게 손해볼 일이 아니다. 세제 혜택 폭이 커진다면 하이닉스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달리 ST마이크로과 제휴한 중국 우시공장을 대폭 증설하는 것도 대안이다. 무역 장벽을 해소할 수 있고 투자비용 역시 대폭 줄일수도 있다. 그러나 첨단산업의 해외 이전이라는 비난 여론이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