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을 두고 그간 수많은 개혁방안이 제시되었으나 논의는 쉽지 않았다. 모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개혁이라는 점에서 국회에서 논의가 3년 넘게 표류해온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지난해 11월30일 국민연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12월7일에는 기초노령연금법 제정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복지위 통과도 큰 정책 성과라 할 수 있으나 법사위에서 논의가 더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급격히 진행되는 고령화에 대비하여 보험료율과 급여율을 점진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장기 재정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 기초노령연금법 제정안은 전체 노인의 60%인 약 300만명에게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 소득의 5%(2008년 약 8만9000원)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국민연금 개혁논의가 시작될 무렵 국회에서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했던 현 세대 노인들의 소득보장 문제가 논의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에 3년 간의 치열한 논의 결과 국회는 정부의 재정부담을 감안해 지금의 기초노령연금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번 개혁법안의 정책적 의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성 확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금 소진연도는 2047년에서 2065년으로 변경되어 재정 불안을 완화하게 된다. 선진 외국이 고령화로 연금재정불안을 실제로 겪은 후에야 개혁을 이룬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를 미리 대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또 기초노령연금 도입으로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완화한다는 점이다. 현재는 공적소득보장제도의 수혜율이 전체 노인의 30.8%에 지나지 않지만 기초노령연금 도입시 2008년에는 81%, 2030년에는 9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개혁법안이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와 본회의라는 국회 통과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마무리되지 못한다면 지난 3년 동안 힘겹게 쌓아온 개혁논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또 올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 등으로 몇 년간 개혁이 지연될 경우 국민들의 수급불안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기초노령연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신청 접수, 선정기준 마련, 실제 선정 등 여러 행정절차가 남아있다.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국회에서 확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월 국회 통과 뒤에도 개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복지부 내에서는 2008년 제2차 재정 계산을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며, 이번 개혁법안에 포함되지 못한 기금운용체계 개편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다. 또한 사적연금을 포함해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연금개혁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지만 이해관계만을 내세운 대립은 국가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연금개혁의 핵심은 고령화에 대한 부담을 현 세대와 미래 세대가 어떻게 분담하느냐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의 입장에서 연금개혁이 달갑지 않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미래의 우리 아들 딸들을 생각한다면 한발짝씩 양보해 이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