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통과, 막오른 금융빅뱅]<5·끝>대형 증권사 입김 세질라
자본시장통합법이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
금융권 '빅 뱅'을 앞두고 증권업계와 은행업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운용업계는 상대적으로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운용사들이 자통법이 통과되면 자산운용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의 입김이 지나치게 세 질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자통법이 통과되면 대다수 운용사 지분을 쥐고 있는 증권사들이 운용업을 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운용업계 역시 인수합병(M&A)의 소용돌이 속에서 몇몇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운용자산 확대,업계 '긍정적'
자통법이 통과 후 주식,채권 이외의 실물자산으로도 운용의 대상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대상에 대한 장벽이 무너지면서 지금껏 특별자산펀드의 형태로 투자되던 자산의 범위도 금리, 외환(환율), 부동산·금·원유 등 실물자산, 각종 파생상품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토의정서에 의한 탄소배출권, 기후관련 옵션 등 새로 부각되는 자산도 운용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많은 펀드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자통법 시행은 운용업계의 투자대상을 넓혀주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대상의 확대 역시 대형사들에게만 혜택이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중소형 운용사 임원은 "운용대상이 늘어나면 은행과 대형 증권사에 속한 운용사들만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소형 운용사들은 주식운용, 채권운용 등에서 특화된 능력을 보여줘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업계 '빅 뱅'가능성도 '솔솔'
자통법 시행 후 운용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또 증권사들이 운용을 직접 할 수 있는 만큼, 증권사가 계열 운용사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선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와 운용사와의 관계가 재정립될 가능성이 있다"며 "규모나 비즈니스를 고려할 때 변화가 온다면 증권사가 투신사를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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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자통법이 통과되면 증권사의 M&A와 맞물리면서 운용사도 몇 개 대형업체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형자산운용사는 해외자산 운용사들에게 인수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자통법 시행은 운용업계에도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시작되는 것으로 봐야한다"며 "은행이나 증권사 계열이 아닌 독자 운용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아울러 자산운용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외국계 운용업계의 진출도 늘어나면서 운용업계가 무한경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장 운용업계의 지형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사와 운용사의 수익구조는 분명 상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 증권사의 경우 거래를 많이 할 수록 수익이 늘어나지만, 운용사의 경우 잦은매매는 곧 수익률 하락을 불러온다.
강창주 대한투자증권 상무는 "자통법 시행은 증권과 운용사 모두 강자만이 살아남는 구도를 불러올 것"이라며 "그러나 판매수익이 운용수익에 비해 큰 만큼, 증권사가 직접 운용사를 흡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경쟁 은행·증권 등으로도 판매채널을 다양화해가는 추세"라며 "판매채널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현재 증권사와 운용사간의 지배구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