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올들어 첫 구두개입(상보)

외환당국 올들어 첫 구두개입(상보)

이상배 기자
2007.07.03 15:50

원/달러 환율 920선이 무너진 3일 외환당국이 올들어 처음으로 직접 '구두개입'에 나섰다.

그동안 '구두개입'을 최대한 자제해왔던 당국이다.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연저점을 깨고 내려가자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러나 구두개입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정경제부는 3일 일부 언론에 배포한 '최근 환율 하락 관련 외환당국의 시각'이라는 자료를 통해 "현재의 환율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여건과 괴리된 느낌이 있어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가 직접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올들어서는 구두개입이 있더라도 한국은행을 통해서만 이뤄졌다. 특히 당국이 자료까지 배포한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재경부는 자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가 발표하는 실질실효 환율로 볼 때 원화는 '고평가 국면'에 있다"고 적시했다.

또 금리인상이 가시화될 것에 대비하려는 듯 "금리와 환율 간 상관관계의 경우 우리나라는 외국인 채권투자 비중이 낮아 경제학 일반이론과 상이함이 입증된 바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환율하락'이라는 경제학 일반이론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금리인상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재경부는 이어 2000년 이후 8차례 콜금리가 인상됐지만, 콜금리 인상시점 전후 한달 동안 원화강세가 나타난 것은 2차례에 불과했다는 설명도 곁들었다.

한편 재경부는 "외국인의 계속된 주식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역외에서 달러 매도가 이어지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로 대규모 달러 수요가 생기면 환율이 올라야 하는데도, 역외세력의 영향으로 그렇게 되지 않음을 지적한 대목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에서 약 40억달러의 주식 순매도를 기록했다.

재경부는 "최근 경상수지 규모가 줄어들고 해외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등 외환수급의 변화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외환수급상 환율이 상승할 요인이 있음을 강조했다.

당국의 이런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내린 918.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째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난해 12월7일 913.0원까지 하락한 뒤 7개월만에 처음으로 910원대로 내려섰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는 절차에 착수하고, 코스피지수가 34포인트 뛰어오르며 1800선을 수복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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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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