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vs주식 '고령화시대 안전판'은?

채권vs주식 '고령화시대 안전판'은?

박영암 기자
2007.07.11 11:31

[투자 신천지 찾아나선 큰손]<3-1>보험사, 이젠 자산재배분이다

'보장자산' VS ' 변액연금보험.'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최근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보험상품이다. 삼성생명은 사망시 보장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판매에 영업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국내최고의 자산운용그룹의 계열사로서 운용실적에 따른 변액연금판매에 치중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상이한 영업전략은 근본적으로 자본시장 특히 주식투자에 대한 시각차이에서 비롯된다.

유호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 PF운용파트장은 11일 "통상 20년넘게 유지되는 보장성 보험을 주식으로 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유 파트장은 "운용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변액보험과 달리 보장성 보험은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채권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덕청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은 "국내 생보사의 주력 운용자산인 국공채 등 채권과 부동산대출 등이 결코 주식보다 안전하지 않다"며 "저금리 구조의 정착에 따른 이차손 발생에 대처하고 퇴직연금이나 변액연금의 미래 지금액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이나 대안투자(AI)투자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삼성생명, 채권 39% VS 대출 17% VS 주식 9%= 두 사람의 상반된 시각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자산운용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삼성생명은 국내외 채권투자비중이 39%대를 넘는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28%수준에 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6년12월말 현재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107조2756억원. 이중 유가증권(56.19%)과 대출(17.73%)이 전체 자산의 73.92%를 차지하고 있다.

유가증권을 세분해 보면 국공채(20.38%) 해외유가증권(9.35%) 특수채(8.25%) 주식(9.26%) 회사채(1.72%) 등으로 나눠진다. 해외유가증권도 미국과 유럽의 회사채의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에 사실상 삼성생명의 채권투자는 총자산의 39%를 넘고 있다.

반면 주식투자비중은 9.26%이지만 삼성전자(1062만주) 삼성증권(760만주) 삼성중공업(780만주) 삼성물산(747만주) 등 주요 관계사 지분를 제외할 경우 3%대에 그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총자산은 6조3419억원. 하지만 운용자산의 포트폴리오는 미래에셋그룹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국공채와 특수채 등 채권비중이 낮다. 대신 주식펀드와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총자산중 국공채(8.13%) 특수채(9.03%) 회사채(5.88%) 기타 등 채권투자비중은 28% 수준이다. 삼성생명과 달리 상대적으로 주식 및 AI투자관련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다.

미래에셋생명, 고수익률이 시장점유율 확대로 연결= 이같은 자산배분차이는 양사의 운용자산 차이를 야기했다. 지난해 운용실적을 놓고 본다면 미래에셋생명이 삼성생명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변액연금과 변액유니버설보험 등 특별계정상품에서 수익률 격차가 확대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2006년 일반계정의 운용수익률은 5.28%로 미래에셋생명(6.20%)은 물론이고 대한생명(5.83%) 교보생명(6.22%)보다도 낮았다.

채권투자에 치중한 결과다. 삼성생명의 5%대 수익률은 구조적으로 마이너스 이차손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차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지급할 예정이자보다 운용수익이 적어 회사가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삼성생명의 유 파트장은 "이차손은 비단 삼성생명만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도 "이차손을 줄이기 위해 주식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의 이 본부장은 "채권위주의 자산운용으로는 계약자들에게 미래에 지급해야 할 예정이자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며 "저금리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주식투자와 해외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편입비율에 대한 양사의 선호도가 반영되는 특별계정에서는 수익률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7월 5일 기준으로 미래에셋과 삼성생명의 혼합형 변액보험의 최고 수익률 차이는 8.80%포인트에 달한다. 6개월 수익률을 놓고 본다면 미래에셋생명의 무배당 '미래에셋변액연금'은 21.79%, 삼성생명의 무배당 '삼성연금보험'은 12.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혼합형이라도 주식을 최대 50%까지 편입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은 30%로 제한하고 있어 이같은 주식편입비율 차이가 수익률 격차로 이어졌다. .

이같은 운용수익률 차이가 알려지면서 생명보험업계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주는 지표중 하나인 월초 신규납입보험료에서 양자간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5월과 6월초 신규 납입보험료가 22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미래에셋생명는 93억대원에서 110억원대로 18.3%증가했다.

주식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 확산= 국내 생보사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삼성생명과 유사하다. 채권과 대출비중이 높고 주식(펀드)는 한자릿수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합작사와 외국계를 제외한 14개 국내생보사의 총자산은 231조6924억원(2006년 12월말현재).

자산별 비중을 보면 국공채와 주식 등 유가증권이 117조409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50.52%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다시 세분하면 국공채(17.94%) 특수채(10.44%) 해외유가증권(6.61%) 회사채(3.39%) 등 채권비중이 38%대에 달한다. 반면 출자금을 포함한 주식비중은 전체 자산의 5.53%에 불과하다. 주식형 수익증권까지 포함하더라도 6%대에 못미치고 있다.

개인과 기업 등에 대한 대출은 모두 47조9580억원으로 총자산의 20.70%에 달한다. 부동산은 8조9821억원으로 3.88%를 차지하고 있다. 미수수익 미수금 등 비가용자산이 총자산의 9.29%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국내생보사들은 구조적인 이차손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거나 아파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보험계약자에 대한 지급여력에 문제가 올 수 있다.

김선제 대한생명 증권사업부장은 "국공채 등 채권위주의 자산운용으로는 보험고객의 수익률을 맞출 수 없다"고 인정했다. 즉 과거 판매한 보험상품의 평균 조달금리가 6%대 후반이지만 현재의 채권금리로는 1%포인트이상의 역마진 즉 이차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부장은 이같은 역마진을 주식단기매매를 통해 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채권운용의 역마진을 보전하기 위해 2년이상 보유해야할 주식은 직접 내부에서 운용하고 시장흐름을 따라가는 단기매매는 외부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에 위탁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도 국내 생보사가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서는 자본시장 특히 주식과 대안투자 등에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주식 단기매매차익을 통한 대응보다는 과거 생보업계의 자산배분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동의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이 본부장도 이같은 주장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국공채도 장기투자할 경우 금리변동성이 주식보다 커질 수 있다"며 "6%대 후반의 조달금리를 국공채만으로는 도저히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주식과 대안투자(AI)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생명 유 파트장은 "생보사의 가장 큰 역할은 안정된 보험료 지급"이라며 "당분간 현재의 자산운용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 파트장은 "삼성생명도 변액보험 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판매를 늘리는 등 달라진 자본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과 주식을 각각 자산운용의 중심에 놓고 있는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중 누구 더 고객들의 노후를 보장해 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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