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체제 전환 후 반년만에 정상화...수년만에 PI 1등급도
미운오리새끼가 백조로 변신할까.
삼성전자(287,000원 ▼9,000 -3.04%)생활가전사업부가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만년 적자 투성이로 동남아로 나가야 한다는 비아냥거림을 딛고, 알짜 사업부로 변모하고 있다.
단기간에 이룬 성과라 더욱 놀랍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올해 초 윤종용 부회장 직속 체제로 전환한 뒤 반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업부 소속 임직원들은 몇년 만에 PI(생산성격려금) A등급을 받아 월급의 150%를 보너스로 챙기는 감격도 맛봤다.
비결은 무엇일까. 내외부 요인이 맞물려 단기간 급성장이 가능했다는게 중론이다.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삼성의 캐시카우가 되려면 제2, 제3의 변신을 더해야 한다.
◇윤종용 부회장 직속의 힘=올해초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사업부를 총괄단위에서 사업부 단위로 격하시키고 윤종용 부회장 직속 체제로 만들었다.
사업부로 격하된 것은 소속 임직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매년 LG전자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던 차에 채찍까지 맞은 셈이다. 자연스레 국내 시장 1위를 탈환하자는 목표가 임직원들 사이에서 확고해졌다.
사업부 단위가 되면서 유리해진 점도 많았다. 총괄사장 직함이 없어지고 이를 백업하던 지원 부서가 필요없게 됐다.
이들은 대거 현업으로 투입돼 사실상 구조조정의 효과를 냈다. 총괄단위의 전략, 기획, 홍보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이 마케팅이나 영업 등 현업부서로 옮겨지면서 수익을 내는 일에 투입됐다.
사업부 단위로 움직이다 보니 조직이 슬림해져 의사 결정 구조가 빨라졌고, 전사차원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에선 열외 대상이 됐다. 그만큼 비용부담도 줄었다.
윤 부회장은 인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줬다. 제조혁신의 달인으로 손꼽히는 이상열 전무를 경영지원총괄에서 생활가전으로 영입했고, 호주법인장을 역임한 신정수 상무를 마케팅팀장에 앉혔다. 냉장고와 세탁기 사업은 호주와 중남미에서 활약했던 박재승 상무와 안중구 상무에 맡기면서 경쟁력을 높였다.
◇시장도 도움을=시장상황도 도움을 줬다. 가전사들의 상반기 주력 제품인 에어컨 시장은 그 어느해보다 뜨거웠다. 삼성전자는 예약판매에서도 370%의 성장을 이루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앙드레김II, 오스본앤리틀 디자인 등 고급스런 디자인 제품들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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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형 냉장고는 북미와 유럽에서 부동의 1위를 견지하면서 전통적인 강세를 이뤘고, 세탁기와 진공청소기, 스마트오븐 등 주방가전제품도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지난 4년간 흑자를 내지 못했던 생활가전 사업부는 올해 2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준으론 7억원에 불과하지만 첫 흑자라는게 중요하다. 글로벌 기준으론 1000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냈다. 지난 1분기엔 국내 영업수지는 2억원 손실에 글로벌 기준 300억원의 흑자를 낸 바 있다.
성과를 내자 회사에선 '당근'의 처방을 했다. 수년만에 처음으로 생활가전 총괄은 PI A등급을 받아 150%의 보너스를 받는 감격을 맛봤다. 2분기 반도체총괄은 C등급을 맞아 PI 규모가 1/3으로 대폭 삭감되기도 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시스템 에어컨을 8대 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정비되면 가전 시장의 성장 속도는 다른 사업을 압도할 수 있다.
경쟁사인 LG전자의 캐시카우는 생활가전사업부다. 삼성전자도 생활가전이 캐시카우가 될 가능성은 항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