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맴도는 탈레반 사태(종합)

제자리 맴도는 탈레반 사태(종합)

박성희 기자
2007.07.30 01:33

아프간 대통령 "석방 모든 노력"…새 협상시한 30일 16시30분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 사태가 11일째로 접어든 29일 인질 석방을 위한 아프가니스탄과 한국 정부의 노력이 이어졌지만 획기적인 사건 해결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백종천 특사와의 면담 이후 아프간 대통령은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 미국과 아프간의 정상회담 소식도 들렸다. 그러나 탈레반 측이 새 협상시한을 제시, 또 다시 인질 살해 위협을 가하는 등 사건은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 백종천 특사, 아프간 대통령 면담

노무현 대통령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났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백 실장이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30분)에 카르자이 대통령을 만나 피랍사태 조기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백 실장은 탈레반 측의 인질 석방 요구조건인 수감자 석방 문제에 대해 아프간 정부가 유연하게 대처해줄 것을 요청하고 피랍사태 해결을 위한 양국의 공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아프간 대통령, "인질 석방에 모든 노력"

백 실장과 면담 후 카르자이 대통령은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카르자이 대통령은 한국인 인질을 '외국 손님들'이라고 말하며 "이번 사건은 아프간 국민의 품위에 수치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특히 여성이 납치된 것은 이슬람과 아프간 문화에 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공식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19일 이후 처음으로,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선 한국이 이번 사태 해결의 대가로 아프간에 상당한 경제 원조를 약속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앞서 일본 NHK는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 구출에 대비해 특수부대 파견을 준비하고 있어 무력에 의한 사건 해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새 협상시한 '30일 오후 4시 30분'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현지시간 정오)을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새 협상시한으로 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림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대화를 시작한 이래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한국 정부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들은 협상에 정직하게 임하고 있지 않다"며 "내일 정오까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 작전에 대비해 22명의 인질을 아프간 내 3개 주에 분리,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들은 인질을 2~3명씩 나눠 수시로 이동하며 억류 장소를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탈레반이 1차로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8명의 명단을 아프간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수감자로 바꾼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는 아프간 소식통을 인용해 "가즈니주 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 잔이 '1차로 석방을 요구하는 8명의 명단을 바꿨다"며 "새 명단은 모두 아프간 정부가 석방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수감자여서 협상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 오는 5일, 아프간-미국 정상회담 예정

한편 이번 주말 카르자이 대통령이 방미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오는 5~6일 열리는 양국의 정상회담에서 이번 사태가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철저하게 '제3자'라는 입장을 고수해 온 미국 정부가 어떤 자세로 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28일 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마련된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서 지친 가족들이
뉴스를 청취하며 아프간으로부터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성남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8일 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마련된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서 지친 가족들이 뉴스를 청취하며 아프간으로부터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성남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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