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소방수' 박정인 수석부회장을 신설 증권사 수장으로
현대차(495,000원 ▲5,000 +1.02%)그룹이 신흥증권 인수를 계기로 증권업계 최강자로 발돋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그룹내 최고의 전문경영인(CEO)인 박정인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65)을 신설하는 증권회사의 최고 책임자로 공식 발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또 추가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시도해 규모나 시장 지배력에서 최강의 능력을 갖춘 증권사를 조기에 육성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29일 "박정인 수석부회장은 신흥증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고 있는데, 인수 후에도 박정인 수석부회장이 신설 증권사의 CEO를 맡아 증권 계열사를 육성·발전시키는 총 책임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의 GE처럼 금융부문에서 최강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신흥증권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계열사를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강의 증권사 육성"=현대차그룹은 당초 대형 증권사 인수, 신설 증권사 설립을 놓고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 1안으로 검토했으나 매물이 당장 나오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또 최강의 증권사 설립 및 육성을 추진하는 마당에 신설 증권사 설립도 여의치 않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증권사를 신규 설립할 경우 인력 유치, 시스템 수립, 점포망 구축, 고객 유치 등에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결국 현대차그룹은 1단계로 적당한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고지'를 확보한 뒤 추가로 기회 있을 때마다 매물로 나오는 중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을 선택했다. 시장에 진입한 뒤 추가로 M&A에 나설 경우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측은 현대증권 인수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향후 중대형 증권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측은 증권사를 설립하면 즉각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시장에 조기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 계열사 신규 상장 등 계열사들의 각종 투자은행(IB) 업무를 도맡게 될 전망이다. 또 현대카드·캐피탈과 연계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흥증권 인수에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엠코 등 주요 계열사들을 두루 참여시킨 것도 "최강의 증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특급 소방수' 박정인 수석부회장=박정인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대표적인 재무통이자 전문경영인으로 통한다. 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이 경영수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계열사 사장을 맡을 때부터 정 회장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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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정 회장의 최측근이자 가장 믿음직스런 전문경영인으로 일해 왔다. 1978년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이사로 승진했고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1984년 상무, 1985년 전무, 1992년 부사장, 1997년 사장, 2002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회장은 정 회장의 두터운 신임 아래 현대모비스 경영을 총괄하며 현대·기아차의 품질향상을 위한 첨병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했다. 그룹에서는 유일하게 전결권을 행사하는 '특권'을 부여받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정 회장의 '복심'으로 불린다. 박 부회장은 또 지난해 3월 그룹내 전략사업인 고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부회장을 겸임했다. 고 정주영 선대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따라 '실세 2인자'를 두지 않는 정몽구 회장 입장에서 그야말로 파격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