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개별종목 위주의 보다 빠른 용기가 필요"
외국인이 5000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 들어 최대규모 순매수다. 그러나 지수를 올리는 파워는 약했다. 개장직후와 점심시간 때 두차례 코스피지수가 잠시 1630대로 올라섰을 뿐 종가(1622.23)가 개장가(1626.28)를 밑돌았다.
사실 미증시 폭등에 따른 단발성 매수는 의미가 없다. 올해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에 나선 것은 겨우 8일에 불과하다. 지난 1월 3일부터 31일까지 무려 21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고, 전날까지 13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또 다시 펼쳤던 것에 비하면 하루짜리 순매수에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 올해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14조원에 달한다. 5000억원 순매수는 1/30에 불과한 미미한 금액이다.
3월물에서 6월물로 스프레드 거래를 통해 3만계약 이상 선물 누적 매도포지션을 넘긴 외국인이 이날 2645계약을 환매수한 것과 진배없는 일이다. 공격적인 매도공세를 이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관점을 버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증시에 연동된 외국인이 미주가 상승에 따라 포지션의 극히 일부분을 차익실현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진단이 대세다.
지난 11월초 2085까지 치솟던 주가가 이틀전 1537까지 550포인트나 떨어졌는데 1600선 회복만으로 하락추세가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할 근거는 미약하다.
주가 반등을 매도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태에서 기타법인이 연중 처음 주식 순매도에 나선 것도 베어마켓 관점이 여전함을 방증한다.
박상현 CJ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뭔가 추세적인 게 잡혀야 반전을 논할 수 있는 것이지 하루짜리 동향에 일희일비할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때문에 오늘과 같은 주가 상승이 차익실현 매도기회로 여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00엔선을 회복했던 엔/달러환율이 다시 99엔선으로 밀리고, 전날 13일만에 처음 하락했던 원/달러환율이 장중 1018.5원으로 상승반전한 것도 최근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믿는 세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증시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개장초에 비해 상승폭을 내준 흐름에서 코스피가 자유롭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전날 다우지수가 1주일만에 또 다시 5년반짜리 폭등세를 구가했어도 의심의 눈초리가 여전하다. 오늘 모간스탠리 실적을 봐야하고 다음달 중순경 나올 12월 결산법인들의 실적(씨티, 메릴린치, BOA, JP모간)까지 확인하자고 한다.
산 넘어 산이라고 확인에 확인을 거치자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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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식시장은 꿈을 먹는 곳이다. 최악이 지났다고 본다면 언제까지 불안감에 휩싸인 채 확인 타령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V자 반전이 아니라면 공격적인 매수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U자형 반전이라고 본다면 서서히 매집에 들어갈 충분한 이유는 된다.
시총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삼성전자(192,700원 ▲6,500 +3.49%)는 사흘간 8% 상승했다. 이틀간포스코(349,000원 ▲1,500 +0.43%)는 7%,현대중공업(373,500원 ▼1,500 -0.4%)은 9% 올랐다.LG전자(109,200원 ▲900 +0.83%)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락추세 속에서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흐름이다.
지난해 7월 서브프라임 사태가 처음 발생한 뒤에도 시장 분위기는 강했다. 결국 10월말까지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두차례나 더 경신했다.
탐욕과 버블이었다고 해도 한번 시작된 흐름이 쉽게 멈추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상황을 반대로 적용해서 이틀전 주가가 1월말 기록했던 연저점을 하향돌파했던 때에 대입해보자. 미국이 모든 비상수단을 강구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낙폭을 확대했다. 공포와 좌절이 점철된 또 다른 버블이었을 지 모른다.
확인을 다 하고 난 뒤 행동하면 속이야 편할 것이다. 그러나 남들이 다 동참할 때는 이미 5부 능선을 넘은 상태가 된다.
외국인이 현선물 순매수를 지속해서 누적 매도포지션의 상당부분을 털어내면 확인이야 되겠지만 그때 주가는 1800선도 넘어선 상태가 될 수 있다.
사상최고치를 넘어 코스피지수 2300, 3000선을 얘기한다면 그 때 들어가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03∼2007년과 같은 메가트렌드 장세말고 1500∼2000선 박스로 놓고 보는 관점이라면 개별종목 위주의 보다 빠른 용기가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