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증시 간접부양에 나서다

[개장전]증시 간접부양에 나서다

홍재문 기자
2008.06.10 08:20

옥수수 사상최고, 엔/달러·미국채 수익률 급등

지난주 국제유가(WTI)가 이틀간 14% 폭등한 것에는 비할 바가 아니겠지만 전날 뉴욕시장에서는 또 다른 격변이 일어났다.

엔/달러환율이 106엔대로 급등했고 2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이 폭등했다.

WTI는 3% 하락했다. 차트상 중장기 저항선(14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상태(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에서 지난주 폭등에 대한 반작용에 미달러 강세반전,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최근 유가급등을 정당화할 요인이 없다"며 유가폭등 대책 마련을 위한 석유정상회담을 제의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도 WTI는 지난 12월부터 5개월째 공급우위라는 분석이 다시 나왔다.

지난 4월 기준 전세계 원유 수급이 170만 배럴의 공급 우위 상태이며 신흥 이머징국가 중심의 Non-OECD 지역 오일 수요에 큰 변화가 없지만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OECD 지역의 경기 후퇴로 인해 전세계 오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

물론 최근 WTI 폭등세가 펀더멘털보다는 지정학적인 문제나 글로벌 투기에 좌우되는 것으로 의심받기 충분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세가 꺾였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하루 8.4%의 폭등세를 경험한 이상 WTI가 언제 어떻게 될 것인지 예단하기조차 어려운 형국임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WTI가 사흘만에 하락하자 옥수수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점에 비추어 상품(Commodity) 시장에서 투기가 만연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상품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재료만 주어진다면 가격을 올리면서 투기매매익을 쫓는 세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미 정부도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약세현상을 경계, 외환시장 개입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연준은 외환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글로벌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인덱스의 경우 73선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엔/달러환율은 106엔선을 회복했다. 104.4엔에서 106.3엔까지 2엔 가까이 오르며 다시 고점 경신 행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엔/유로환율도 167엔 선으로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고 엔/스위스프랑 환율은 103.5엔대로 상승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 강세 유도 구두개입이 엔화 약세를 촉발시켜 엔캐리 트레이드를 재개시키는 듯한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채 수익률 상승세 또한 괄목할만하다. 특히 2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2.38%에서 2.71%로 14%나 폭등했다.

안전자산 선호 인식에 따른 미국채 매수자는 하루만에 엄청난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미국채 수익률 상승과 미달러 강세는 상호 연관성을 갖고 움직이면서 증시 방향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4월 미결주택매매건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최고치로 상승했다.

지난 주말 실업률이 한달만에 0.5%p 폭등한 것을 제외한다면 메모리얼데이부터 현재까지 나온 미국 경제지표는 상당한 호전 국면의 범주에 놓여 있다.

잘 나가던 증시가 무너진 것은 WTI의 폭등과 미증시 급락 때문이었다.

미국이 직접적으로 미증시 부양에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을 통한 우회적인 증시 부양을 꾀하기 시작했다.

시장이 상품시장에서 투기의 끈을 놓지 않고 세계 경제를 담보로 유가 투기에 나서는 것이 확실해지자 미정부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마침내 포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외환시장 역사상 한번의 구두개입으로 환율 방향이 통제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의 문제일 뿐 공동개입(Joint-Intervention)까지 시장이 이겨낸 적은 많이 않았다.

더욱이 WTI 상승세가 수급 펀더멘털과 괴리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은 더욱 당국 편이 될 수 있다. 다음주 미국 선물 만기때 이전에 WTI가 폭락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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