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투신의 '우유부단'

[오늘의포인트]투신의 '우유부단'

오승주 기자
2008.06.24 11:42

방어세력 역할 못하고 '갈팡질팡'…"향후 주도주 선택 고민"

자산운용사들(투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지키기에도 버거워하는 마당에 매수 방어세력으로 역할을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24일 코스피지수는 171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오전 11시30분 현재 105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도 507억원의 매도 우위다.

최근 지수의 급락에는 투신의 매도도 한 몫하고 있다. 투신은 이날 436억원을 순매도중이다. 전날 2089억원을 순매수하긴 했으나 프로그램 순매수 2081억원을 감안하면 실제 매수분은 10억이 채 되지 않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근 투신의 움직임은 복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투신의 매매도 일관성없는 패턴을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1760선으로 내려앉은 지난 16일 이후 투신은삼성화재(490,000원 ▲9,500 +1.98%)를 7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어국민은행(746억원)과LG화학(425,000원 ▲1,500 +0.35%)(566억원),고려아연(1,560,000원 ▼187,000 -10.7%)(403억원) 등 순으로 사들였다.

팔아치운 종목은삼성물산(706억원)과현대중공업(467,500원 ▲15,000 +3.31%)(697억원),두산중공업(136,400원 ▲9,400 +7.4%)(554억원) 등이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순매수액 1위 종목도 800억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이며, 순매도 수위 종목도 700억원을 갓 넘긴다는 대목이다.

과감한 매수도, 매도도 하지 않으면서 향후 판세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신들은 향후 증시를 이끌 주도주와 어떤 종목을 사들일 지 상당한 고민의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주식형펀드의 현금비중을 90%까지 낮추고 하반기 판세를 가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 본부장은 "일단 투신은 25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의 금리 결정 여부를 지켜본 뒤 방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이 필요한 시기"라고 관측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불안과 기업실적 저하 우려, 수급의 불안정 등 요인으로 과감한 투자에 주저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솔직히 말해 돈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펀드로 몰리는 돈이 풍부해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설 여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급이 여의치 않아 적극적인 대응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증시에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매력적인 종목이 눈에 띄는데도 돈이 없는데다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겁도 난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면 투신이 본격적으로 증시의 안전판으로 나설 시기는 언제일까.

이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의 진정기미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일 본부장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 뒤에야 투신이 매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1700선에서 반등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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