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등하면서 각 산업 업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은 '덕'을 보겠지만 철강, 정유, 항공 업종은 '악'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환율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영업이익에는 플러스이지만 외화부채 증가 등으로 영업외손익에서는 마이너스여서 실제 큰 효과는 없다는 분석이다. 또 환율 상승으로 국내 물가가 오르게 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이슈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26일 각 업계에 따르면 환율이 최근 폭등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업종의 경우 환율 상승이 곧바로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정유, 철강, 항공 업종 등이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환율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철강업계는 수출보다 내수 비중이 월등히 높아 환율이 오르면 수출할 때 얻는 혜택은 미미한 반면 해외에서 철광석과 고철 등의 원재료를 수입할 때 소요되는 비용은 증가한다. 항공업계는 환율이 상승하면 항공유 도입 가격이 올라 채산성이 악화된다. 그나마 유가가 최근 떨어져 다행이지만 환율 폭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울상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석유제품 가격이 유가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져 정제마진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환율 상승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3분기에는 대규모 환차손이 예상돼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의 대표적인 정유사인SK에너지(111,400원 ▲100 +0.09%)와 GS칼텍스는 환율이 1원 상승할 때 마다 20억원 안팎의 환차손을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에너지의 경우 환율 변동폭이 컸던 상반기에 35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을 입었고 GS칼텍스도 지난 1분기 225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2000억원대의 환차손을 기록해 232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들 업종은 연초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이나 항공료 가격을 이미 인상한 바 있어 환율 상승 영향을 가격에 더 전가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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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수출 비중이 큰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업종은 표정관리 중이다. 당장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삼성전자(179,700원 ▼400 -0.22%)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LG전자(112,000원 ▼1,000 -0.88%)는 700억원 정도 늘어난다. 올들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연초에 잡았던 환율 수준을 900원대 후반으로 상향 조정하기는 했지만 지금 환율과는 거의 100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495,000원 ▲5,000 +1.02%)의 경우에도 10원 상승시 1200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종도 선박대금의 대부분을 달러로 받고 있어 환율이 오르면 이익도 따라 증가한다. 수출이 많은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이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환율상승이 이들 업종에 꼭 '굿 뉴스'만은 아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제조비용이 늘어나고 외화부채와 이자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늘어나지만 달러 표시 외화부채와 이자비용도 함께 증가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환율 상승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환율 상승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대당 제조원가가 오르게 돼 수익성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며 "달러강세가 긍정적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