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1500과의 이별 수순

[내일의전략]1500과의 이별 수순

홍재문 기자
2008.08.26 17:05

비차익 19일째 순매수, 외인 선물 순매수 '이채'

코스피지수가 이틀만에 다시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저점과 종가가 모두 22일 기록한 연최저치를 경신했다.

1400대로 주저앉은 다음날 바로 1500선을 회복했다가 또 다시 1490선으로 레벨을 낮춤에 따라 1500선과의 이별을 시도하는 수순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철강 및 조선업종의 몰락에 삼성전자마저 추락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만원(3.57%) 떨어진 54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28일 이후 최저치다.

지난 1999년 이후 한번도 무너지지 않았던 월봉 60MA가 붕괴된 상태다. 물론 월말까지 사흘이 남아있고 이동안 주가가 오른다면 지지선을 확보하면서 상승추세를 지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흐름에 문제는 없지만 조속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같은 삼성전자 급락에 따라 전기전자 업종도 드디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운수장비, 운수창고 업종이 지난 22일 연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전기전자 업종도 버리는 대표 업종에 속하게 됐다.

시총1위 대장주가 기피대상으로 떠올라서는 장세를 논할 여지가 없다.

한전(40,250원 ▼50 -0.12%),SK텔레콤(80,400원 ▼500 -0.62%),KT(60,200원 ▲700 +1.18%)등 경기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한다고 해도 증시 전체가 무너져버린다면 남는 게 없다.

베타가 낮은 종목의 경우 지수 낙폭보다는 선방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지수 방향성과 디커플링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전기가스나 통신업종의 상승은 일시적인 위안꺼리에 불과할 수 있다.

환율 및 신용등급 상승 호재를 받은현대차(469,000원 ▼2,000 -0.42%)기아차(151,600원 ▲1,400 +0.93%)의 상승세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전세계 경기가 침체로 빠진다면 자동차업종이 잘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3211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6일 연속 총 1조3302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순매도 행진이 멈출 이유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그럴 경우 수급공백 상황에 처한 코스피 증시의 상승은 불가능한 일이 된다.

중국 선전지수는 이날 또 연저점을 경신했다. 미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중국 증시 하강행진에 변함이 없다면 코스피의 운명을 굳이 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조차 특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순매수가 19일째 이어졌다. 보험사의 장기투자라고 해도 1500선이 무너지는 상황에서조차 기세가 꺾이지 않고 주식을 쓸어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 레벨을 싸다고 판단하는 시각이 건재하며 주식 매수여력도 충분함을 의미한다.

외국인이 주식 순매도 행진을 펼치는 가운데 대규모 지수선물 순매수에 나서는 점도 이채로운 일이다.

외국인은 전날 7252계약에 이어 이날 6740계약을 순매수하며 9월물 누적 순매수를 다시 2만계약 가까이 늘렸다.

지난 6월물에서 9월물로 롤오버한 매도포지션(3만계약 이상 추정)을 다음달 11일 쿼드러플위칭데이 전까지 환매수하다가 때를 잡아서 다시 선물 매도공세를 취한다면 코스피지수의 추락이 불가피하겠지만 당장은 지수 방어군의 입장에 서 있다.

12만4000계약에 달하는 미결제약정이 갖고 올 파장도 주의깊게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사상최대치의 미결제약정은 분명 선물옵션 동시만기 전에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선물 매수 또는 매도 포지션 어느쪽이 굴복하느냐에 따라 지수 격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주 동향에 따라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이는 미증시 동향이 관건이겠지만 코스피시장 자체적으로도 미스터리가 한둘이 아니다.

이번 쿼드러플위칭데이에 접근하면서 외국인의 상반된 매매동향과 사상최고치의 미결제약정, 그리고 사상최장기간의 비차익거래 등이 가져올 결과를 보면 주가가 1200대로 주저앉는 것인지 아니면 1500선 밑을 매수기회로 여기는 것인지 확실하게 드러날 일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