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시간이 필요해..."

[내일의전략] "시간이 필요해..."

홍재문 기자
2008.08.28 17:07

수급개선과 '자금위기설' 진화에 시간 걸려...1500도 부담

시총 상위 30종목에서 오른 종목은 단 4개였다. 그마저 상승률이 0.5%를 넘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이 유일하게 상승했을 뿐이다.

개장직후 1503.74로 오르며 1500선을 딛고 올라서나 했지만 섣부른 기대는 무참히 짓밟혔다.외국인이 지수선물 순매도를 강화하고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순매도로 돌아서자 장마감 시점까지 일방적인 하락세가 전개됐다.

지난 이틀간 연일 연저점을 경신했어도 종가기준으로 1490대를 유지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1474.15로 가라앉으며 1500선과 이별을 고했다.

증권거래세 인하 기대감에 +3.47% 급등하던 증권업종이 -1.46%로 고꾸라진 것 하나만으로도 이날의 천당과 지옥을 절감하기 충분하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외국인이 37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9% 하락했다. 운수장비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29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35% 떨어졌다.

반대로 외국인이 767억원을 순매도한 은행업종은 1.86% 하락했다.

외국인이 순매수였으면 기관이 순매도였고 외국인이 순매도였으면 기관이 순매수였는데 결과는 모두 동일했다. 기관이든 외국인이든 어느 한 쪽에서라도 매도만 나오면 주가는 하락한다는 결론을 냈다.

이날 외국인이 8일 연속 주식순매도 행진을 이어갔지만 순매도 규모가 314억원에 불과했다. 8일중 1000억원도 안된 순매도는 이날이 처음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지수선물 순매도 규모를 확대(-5703계약)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낸 것이 증시 기둥을 뽑아내버린 결정타가 됐다.

차익거래가 5일만에 순매도(-1863억원)로 돌아서자 그동안 프로그램으로 쌓았던 모래성이 삽시간에 무너져버린 꼴이 됐다.

매수차익잔고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는 시점이 주가의 꼭지라는 과거 경험이 이번에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8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는 매수차익잔고가 9월물이 시작된 시점(6월13일)의 수준(5조5000억원)까지 줄어들기 위해서는 2주 남은 쿼드러플위칭데이(9월11일)까지 2조8000억원이 감축돼야 하는 데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이같은 매물을 받아줄 세력이 있을 수 없다.

월말까지 하루 남은 거래일에서 지수가 폭등하지 않는 한 월봉이 3개월 연속 음봉을 기록하게 된다.

9월을 맞는다고 해도 나아질 것은 없다. 채권만기가 집중된다는 9월 위기론이 기우에 그친다고 해도 미분양주택과 건설사PF 대출 문제가 풀릴 가능성은 없다.

추석전 자금악화까지 가세하게 된다면 추석 연휴 하루 전에 위치한 쿼드러플위칭데이가 '증시 최후의 날'로 기록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코스피시장 자체적인 동력은 전무하다는 것이 새삼 입증됐다. 결국 해외증시가 상승하면서 동반 상승세를 펼치는 것만 남은 희망인데 미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가라앉는 상황이라면 코스피는 태평양을 넘어선 먼 곳보다는 가까운 이웃과 고통을 함께 할 확률이 다분하다.

지난달 15일 연저점 대비 6% 이상 오른 다우 및 S&P500 지수가 일방적인 상승세를 구가한다면 아시아증시도 동조화될 수 있다. 그러나 미증시와 아시아의 디커플링이 커플링으로 변하는 국면이 원치 않는 쪽(미증시 하락)이라면 코스피증시에서는 어떠한 기대도 다시 품으면 안 된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한미 증시의 디커플링은 결코 가능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결국 커플링된다는 얘긴데 한국 증시가 미증시를 따라 뜬다면 1400대에서 바닥을 찾고 오르는 것이 되나 미국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커플링 되는 쪽이라면 코스피 1400선은 물론 1300선도 의미없는 지지선일 것"으로 우려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코스피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공통 변수에 한국만의 비체계적 위험까지 갖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주가 상승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하락추세에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기간조정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레벨조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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