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자동차와 폭설

[내일의전략]자동차와 폭설

오승주 기자
2008.12.23 17:00

미국에서 불어온 '車風' 빌미 조정에 순응

조정의 빌미는 자동차와 날씨였다. 도요타 자동차가 71년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낼 것이라는 소식에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그동안 꾸역꾸역 유지했던 상승세를 내던졌다.

23일 코스피지수는 2.99% 내리며 1444.31로 후퇴했다. 전날 장중 1200선을 회복하며 추가반등을 노렸던 기세와는 달리 이날은 미국에서 불어온 차풍(車風)을 빌미로 조정에 순응했다.

날씨도 글로벌증시의 경기침체 우려를 새삼 일깨웠다. 지난 주말 이후 미국을 휩쓸고 있는 폭설과 강추위에 소매업체들의 연말 매출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산타랠리에 취해 잊고 있던 경기침체 우려를 일깨웠다.

국내에서도 건설과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내년 구조조정 가속화 계획이 나오면서 증시에 한파가 찾아왔다.

그동안 금리인하를 비롯해 각종 경기부양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단기랠리를 이어간 코스피는 국내외에서 불어온 '하락의 명분'을 빌미로 3%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그나마 눈여겨볼 대목은 수급선으로 일컬어지는 60일 이동평균선(1138.14)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장중 한때 1140.13(-3.35%) 급락하며 수급선이 위협받았지만,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여 60일선을 지켜낸 것이다.

그렇지만 장막판 하락세를 가속화하면서 60일 이평선에 6.17포인트만 남겨둔 대목은 아직도 코스피시장의 수급이 개선됐다고 여기기 어려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수급과 관련해 전날과 이날 증시에서 두드러진 대목은 외국인이 연말을 맞아 거래 참여도가 현저히 낮아진 마당에 기관의 영향력에 증시가 좌우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 주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일별 매매비중을 11~14% 기록하며 10% 이상 유지했다. 그러나 전날인 22일과 이날에는 각각 8.2%와 9.6%로 10% 이하를 나타내면서 관망세가 뚜렷했다.

특히 윈도드레싱 기대감을 부풀렸던 투신(자산운용사)은 기대를 저버리고 대규모 매도에 나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투신은 이날 122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최근 3거래일간 23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12월 들어서도 487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증시의 반등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류용석현대증권시황분석팀장은 "윈도드레싱을 기대할만큼 투신들이 자금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업들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마당에 배당수익률도 높지 않을 것이라는 투신의 판단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뛰어들지 못하는 요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팀장은 "연말랠리의 기대감은 살아있다"고 관측했다. 때문에 앞선 10월같은 급락장에서는 '도요타발 차풍'정도면 이날 코스피 하락률 3%를 능가하는 수준의 혼돈이 찾아왔을 것이지만, 외국인들이 관망세를 보이면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류팀장은 "문제는 1200선에 2번씩이나 도전한 뒤 투신을 비롯한 기관 매도에 막혀 기가 꺾인 코스피시장이 24일과 26일 재차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개인투자자들도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 기관의 태도에 촉각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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