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먹을거리 파동에 발생했을 때 식품업계는 유통망을 총동원해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전직원이 동네 슈퍼마켓까지 일일이 돌았고, 이미 팔린 물건도 리콜조치를 했다. 그렇다면 화장품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제조사와 판매사가 일치한다면 문제가 없다. 화장품도 식품도 제품이미지가 나빠지면 곧추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기업은 눈에 불을 켜고 해당 제품을 회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제조사와 판매사가 일치하지 않는 대다수 저가 브랜드숍의 화장품은 예외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식약청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회수조치가 내려진 화장품의 회수율이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이 3.8%에 불과한 ㈜에뛰드는 "품질 등 화장품 법규 준수 책임은 판매사가 아닌 제조사(ODM업체)에 있다"며 "회수가 끝났고 제품은 단종했다"고 답했다. 4700여개 중 회수된 제품은 180여개. 나머지 4500여개는 이미 팔려서 회수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화장품은 구입 후 길게는 1~2년을 사용한다. 불량품이 이미 소비자에게 팔렸다고 제때 회수하지 않고 공지도 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1년 이상 불량품을 얼굴에 바르며 지낼 수 있다.
더구나 브랜드숍은 100% 자체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만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회수의지만 있다면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도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법적 책임이 제조사에만 있어 정작 회수율을 높일 키를 쥔 브랜드숍 화장품업체는 수수방관하게 되는 것이다.
평소 브랜드숍 화장품을 자주 사용한다는 소비자 두모씨(32·용산구 후암동)는 "자체 유통망을 갖고 있는데 회수율이 낮은 건 그만큼 해당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방증이 아니냐"며 "제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엔 브랜드숍이 매장에 소비자가 볼 수 있게 공지하게 하는 등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