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틀렸다,수출경쟁력을 믿어라"

"외국계 틀렸다,수출경쟁력을 믿어라"

백운 기자
2009.03.05 10:19

[마켓 인사이트] "전저점 방어력 예상보다 강하다"

급락하던 종합주가지수가 이틀동안 4%의 깜짝 상승을 보였다. 급락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전 저점(900p)이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대형 외국 투자은행은 금년말 종합주가지수를 935p로 예상하면서 금년 밴드를 735~1500p로 제시했다. 이 정도면 1980~90년대 종합주가지수를 500~1000p로 전망한 것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사실상 전망을 포기한 것이다. 그만큼 시장을 전망하기가 어렵다. 이틀간 반등을 보인 지금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까 ?

이번 반등이 작년 10월 이후 형성된 우상향 박스권 추세가 지속되는 것이라면 종합주가지수는 1200p까지 상승할 수 있겠지만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번 상승 때 전 고점인 1210p를 돌파하지 못했고 9개월 만에 20일-60일 이동평균선 사이에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서 하락 정배열의 모습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하락의 원인은 미국 금융위기의 지속, 동유럽 외환위기에 따른 유럽 은행들의 한국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에 착안한 외국인의 주가지수선물 매도와 그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이다. 그러나, 미국 금융위기는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이미 노출된 재료이며, 한국의 외채 중 유럽은행의 비중이 작년 9월말 58%에서 최근 47%로 감소되었기 때문에 유럽은행의 자금 회수도 전 저점(900p)을 붕괴시킬 정도의 파괴력은 없어 보인다.

한국이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들어갈 정도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축된다면 글로벌 증시 중에서 성한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 원화에 대해서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해외 기관도 외환위기를 가정하기보다는 단기매매의 성격이 강하다. 만약 주가가 전 저점까지 하락한다면 국내 매수는 점점 강해지면서 매도한 선물이 환매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즉, 전 저점의 방어력은 일반적인 예측보다 강할 전망이다.

외국계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이 좋지 않은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 둘째, 한국의 증시가 이머징마켓에 비해 비싸다는 점이다. 일견 설득력이 있지만 필자는 다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첫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한국 수출의 타격은 과대 포장되어 있다. 도요타자동차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의 2월 미국 시장점유율이 마의 3%를 돌파하고 4.4%로 급등한 것처럼 환율의 영향은 극적이다. 전체 물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표시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원화로 환산한 매출과 이익은 큰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도 당초 1분기 1조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었지만 적자 규모가 5천억원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둘째, 2009년 상장기업의 예상P/E는 11.8배인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11%, 9% 감소하고 제조업 기준 영업이익은 21% 감소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동 수치는 최근 6개월간 빠르게 하향조정된 것이다. 이에 따른 금년 예상P/E 11.8배는 동아시아 이머징마켓 평균대비 97% 수준으로 과거 10년 평균인 76% 대비 높기 때문에 한국이 싸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최근 한국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무시한 것이며 단순히 과거의 잣대로만 평가한 것이다. 대부분 수출기업들의 금년 경영계획이 1200원/달러 이하에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의 분기별 실적은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보수적인 기업의 경영계획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만약 금년 실적이 예상수준에 그치더라도 전 저점에서 한국기업의 2009년 예상P/E는 10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만에 하나 종합주가지수가 800p까지 하락한다면 P/E는 9배 이하로 하락하게 된다.

우리는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과 기업들을 외국자본에 헐값에 넘긴 쓰라린 경험도 있다. 구미권 금융기관들은 유동성 부족으로 계속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있지만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중동과 일본은 한국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부 외국기업들은 생산을 포기하고 한국기업에 아웃소싱을 하는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다.

10여년 전 외환위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한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주력 수출기업을 또 다시 헐값에 외국자본에 넘겨주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전 저점은 2~3년 이상의 장기투자자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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