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텃밭 가꾸는 미셸 오바마

백악관에 텃밭 가꾸는 미셸 오바마

홍혜영 기자
2009.03.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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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셸 오바마
↑ 미셸 오바마

여느 때보다 조용한 백악관의 금요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직접 삽을 들고 흙을 파낸다.

'아낙네'가 따로 없다. 세련된 현대 여성의 상징으로 꼽히며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른 퍼스트레이디답지 않다.

"비트(사탕무)는 심지 않을 거예요. 그 이(오바마 대통령)가 싫어해서…."(웃음) 미셸 오바마는 19일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에 텃밭이 들어섰다. 대공황기에 취임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영부인 엘레노어 여사가 텃밭을 가꾼 이후 다시 등장한 것이다. 대공황이후 최대 경제위기 상황이라는 것이 공교롭다.

미셸 여사는 채소를 가꿔본 적이 없다. 하지만 '워킹맘'으로서 아이들 건강에 좀더 신경써야 겠다는 생각에 텃밭을 만들기로 했다. 미셸은 "외식을 줄이는 대신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에게 좋은 음식을 먹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안뜰의 유기농 정원에서 가꾼 채소는 오바마 대통령 가족의 밥상과 각종 백악관 정찬에 오르게 된다.

미셸 여사는 "이 정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제철에 먹는 게 얼마나 좋은지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동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 백악관 안뜰에서 주방장과 정원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백악관 안뜰에서 주방장과 정원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셸은 "아이들을 통해 그 아이들의 가족을 가르치고 나아가 미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게 내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밴크로프트 초등학교의 5학년 학생 23명이 미셸을 도와 1100 평방피트 짜리 밭을 일굴 예정이다. 이 학생들은 미셸과 함께 채소, 과일, 허브를 심고 가꾸고 요리까지 배우게 된다.

미셸은 "대통령을 포함한 오바마 가족 전체가 이 정원에서 '좋건 싫건간에' 잡초를 뽑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사실 백악관에 텃밭이 생긴다는 것은 단순한 '조경'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수개월 동안 국내의 유기농 식량생산을 늘릴 것을 주장하는 단체들로부터 로비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유기농 재배를 늘리는 것은 식생활을 더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와 운반 연료에 많은 석유를 쓰는 거대한 농장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강조한다.

'건강한 식생활'을 홍보하는 것은 이제 미셸의 중요한 어젠다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에서 '블루힐'이라는 유기농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댄 바버는 "미셸과 미셸이 만들 텃밭은 식생활 변화에 대한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시절 힐러리 클린턴도 백악관 지붕에서 몇 가지 채소를 재배했다. 하지만 미셸의 정원에는 무려 55가지 채소가 재배될 예정이다. 주로 주방장들이 건넨 리스트에 있는 것들이다.

여기엔 오바마 가족이 좋아하는 멕시칸 요리에 쓰이는 고수잎, 오크잎, 토마틸료, 고추 등이 포함돼 있다. 또 후식용으로 쓰일 딸기류 과일, 태국 바질과 같은 희귀한 허브도 심어진다.

씨앗과 뿌리 덮개 등을 사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은 200달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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