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도 나이가 있다?

휴대폰에도 나이가 있다?

송정렬 기자
2009.04.06 07:30

청소년·중장년 등 특정연령 겨냥한 휴대폰 출시 '봇물'

↑삼성전자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보급형 햅틱폰 '햅틱팝'의 광고.
↑삼성전자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보급형 햅틱폰 '햅틱팝'의 광고.

'햅틱팝, 롤리팝, 아이스크림폰, 블링블링캔유...'

애칭부터 톡톡 튀는 이들 휴대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왕'인 고객들을 남녀노소에 따라 가린다는 점이다. 즉,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판되는 범용 제품이 아니라 특정 연령대의 고객만을 겨냥해 나온 제품들이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휴대폰 수요가 줄어들면서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최근 들어 연령별로 고객을 세분화하고, 이들 고객의 입맛에 맞는 기능들로 무장한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부 제품들은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후속제품들이 나오는 등 휴대폰 제조업체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와인폰'
↑'와인폰'

이처럼 특정 연령대 고객을 타깃으로 출시된 제품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는 LG전자의 와이폰.

와인폰은 지난 2007년 5월 시판된 30만 원대 후반 가격의 중저가 폴더폰. 화려한 첨단 기능은 탑재하지 않았지만, 폴더폰으로는 당시 대형인 5.58CM(2.2인치) 액정화면(LCD)을 통해 기존 휴대폰에 비해 2배나 커다란 화면글씨를 제공하는 등 시력이 좋지 않은 중장년층의 입맛에 딱 들어맞도록 개발된 제품이었다.

와인폰은 타깃고객인 중장년층 뿐 아니라 젊은 고객들도 부모님 선물용으로 구매에 나서는 등 예상을 넘어선 반응을 얻었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와인폰2’와 3세대폰인 '와이폰S'를 후속모델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3월말 현재 3종 와인폰시리즈의 누적판매대수는 150만대에 달한다.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 붓는 전략폰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실적이다.

와인폰 성공 이후 특정 연령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불황과 맞물려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가장 주목하는 연령대 고객은 바로 청소년층이다. 이들은 부모들에게 경제력을 의지하지만, 상대적으로 불황기에도 기존 소비패턴을 유지하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가 선보인 보급형 터치폰인 햅틱팝이 대표 제품이다. 햅틱팝은 화려한 색상의 배터리 커버를 바꿔 끼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하고, 깜찍한 이모티콘을 지원하는 등 청소년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 또한 주고객층을 고려해, 영어사전, 시간표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햅틱팝'
↑'햅틱팝'

특히 인기드라마인 '꽃보다 남자'에서 제품간접광고(PPL)로 시판 전부터 제품을 노출하고, 주연 배우들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마케팅 전략도 주효, 햅틱팝은 시판 초기부터 판매돌풍을 보이고 있다. 햅틱팝은 3월초 시판 이후 한 달 만에 13만 대나 팔려나갔다.

LG전자가 지난해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내놓은 아이스크림폰도 꾸준한 판매세를 보이는 모델이다. LG텔레콤 전용 모델로 나왔지만, 화려한 색상의 디자인과 전면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고객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후속모델인 '아이스크림2'를 포함해 총 42만대나 팔렸다.

LG전자는 최근엔 귀여운 전용폰트, 인디밴드의 벨소리 등을 제공할 뿐 아니라 220개의 LED와 시크릿 라이팅 기능까지 제공하는 ‘롤리팝’을 내놓고 1723세대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블링블링캔유
↑블링블링캔유

이통사들도 이에 따라 연령별 고객을 겨냥한 휴대폰 모델을 내놓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LG텔레콤은 최근 일본 카시오를 통해 국내 시장에 ‘블링블링 캔유폰’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주고객층인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전 기능을 특화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등 3개 국어 사전을 탑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필기인식으로 단어검색까지 할 수 있다. 사실상 전자사전폰이다.

휴대폰업체 관계자는 “불황기일수록 소비자들이 구매조건을 미리 설정해 단순히 가격을 떠나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실용적인 폰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따라서 제조사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반드시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가진 제품들을 기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1723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롤리팝'
↑LG전자가 1723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롤리팝'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