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업종 내에서 비교적 비싼 종목 팔고 싼 종목은 사는 '페어 트레이딩' 전략
- 삼성중공업, 하반기 초대형 해양설비 수주 기대 한몫
외국인이 최근 대형 조선주 가운데 현대중공업을 팔고, 반대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롱숏'(Long-Short, 한 가지 자산은 사고, 다른 자산은 파는 것) 스타일의 헤지펀드들이 주식시장에서 주로 구사하는 '짝짓기 매매'(페어 트레이딩·Pair Trading) 전략으로, 같은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종목은 팔고 싼 종목은 사들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기법이다.
1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10거래일 동안 현대중공업 주식 9만9356주를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말 18.34%에서 12일 18.21%로 낮아졌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주식은 117만8302주 순매수하며 지분율을 23.04%에서 23.56%로 높였다. 외국인은 또 대우조선해양 주식도 52만3405주를 순매수해 지분율을 14.53%에서 14.81%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주가도 각각 정반대로 움직였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달말 21만5000원에서 12일 20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3만100원에서 3만800원으로, 대우조선해양은 2만500원에서 2만1300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외국인은 지난 2월 이후 이 대형 조선주 3곳을 모두 적극적으로 순매수해왔지만 이달 들어서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3개 조선주에서 이달 들어 순매매한 금액만 각 종목의 주가를 고려할 때 약 6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이달들어 비(非)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된 것이 조선주에 대한 페어 트레이딩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대차거래를 통한 매도 대상으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매수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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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 입장에서 대형 조선주들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현재 주가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상대적으로 싸다고 판단하고 '페어 트레이딩'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는 것에는 올 하반기 중 쉘 등 글로벌 석유회사로부터 초대형 해양설비를 수주할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한국의 신설 조선소들은 2010년까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국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