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위력적 '쌍끌이'의 기억

[개장전]위력적 '쌍끌이'의 기억

김진형 기자
2009.06.23 08:01

'투신'의 태도 변화 주목..프로그램 매매 관심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 직전까지 올라 왔다. 다섯번째 1400선 도전이다.

전날 우리 증시에서 가장 특징적이었던 부분은 투신의 대규모 매수였다. 투신은 거래소 시장에서 1402억원 순매수했다. 1301억원 순매도한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매수 규모는 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투신의 느닷없는 순매수 배경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투신의 태도 변화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당분간 증시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다. 모멘텀이 없는 시장을 그나마 지탱해 왔던 수급이 최근 부정적으로 꼬인 상황에서 새로운 매수 주체의 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 중 가장 큰 투신이 매수에 나선다면 소위 '쌍끌이'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외국인이 최근 우리 시장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수 기조에서 매도로 완전히 돌아섰다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외국인이 다시 매수 강도를 높인다면 투신과 함께 증시를 끌어 올리는 '쌍끌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급상 쌍끌이의 위력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5월 이후 외국인과 투신이 1000억원 이상씩 순매수한 것은 전날을 포함해 세 번 뿐이었다. 외국인과 투신이 각각 4335억원, 3756억원씩 사들인 6월 10일 코스피지수는 3.14% 급등했고 4444억원, 3507억원씩 매수한 지난달 8일에는 2.21% 상승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쌍끌이가 나타난다면 지수 수준을 한단계 레벨업 시킬 수 있다"며 "지수가 1450선을 돌파하면 1600선까지는 매물벽이 크기 않아 단기간에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투신이 실탄을 확보해야 한다. 주식형 펀드의 자금흐름은 다소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 다만 막대한 매수 여력을 쌓아놓고 있는 프로그램은 투신의 충분한 실탄이다.

프로그램 매수를 위해서는 현물과 선물간 베이시스가 개선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이 선물을 대규모로 매수해야 가능하다. 외국인은 전날 오랜만에 지수선물을 비교적 큰 규모(2671계약)로 매수했다. 하지만 미결제약정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쌓아놨던 매도 포지션을 청산한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베이시스 개선 정도가 미약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결제약정의 증가를 동반한 외국인의 선물매수가 베이시스 개선 및 프로그램매수 유입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며 "선물 베이시스가 플러스로 전환할 경우 최소 1조원 이상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증시가 전날 2개월새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급락했다는 점은 이날 우리 증시의 1400선 재돌파 시도에 부담스런 뉴스다. 다우지수가 2.35% 하락하며 8300선으로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3.06% 떨어져 900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5%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최근 조정 우려가 점증하고 있던 차에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세계은행의 성장률 조정은 전날 우리 장중에 발표된 내용이었다. 우리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증시는 세계은행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주목하며 대부분 상승했지만 미국 증시는 세계 경제의 비관적인 전망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이날 우리 증시가 하루 전 뉴스를 재해석하며 전날의 상승분을 되돌릴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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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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