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파·중국파 갈려 시장 '쥐락펴락'
외국인투자자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국내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물시장과 지수선물시장을 지배하는 세력으로 양분화돼 동상이몽에 집중한다는 관측이다.
현물시장에서는 미국증시를 추종하는 세력이 다수를 이루며 '미국장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중국증시의 당일 패턴'을 추종하며 데이트레이딩에 집중하는 등 '외국인의 양극화'가 엿보이고 있어 향후 국내증시의 방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물시장에서는 미국 추종세력이 지배하고, 선물시장에서는 중국 추종세력이 시장을 휘어잡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기관이 장중 상하이지수를 비롯한 중국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노려 지수선물시장에서 일부 외국인이 장을 쥐락펴락하면서 지수선물에 영향을 행사하며 단기 매매에 주력한다. 반면 현물시장에서는 미국증시의 흐름에 반응하며 매수세를 조절하는 다른 외국인이 장을 주도한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96% 오른 1623.06으로 장을 마치며 연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시 상승세의 주력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다. 외국인은 이날 지수선물시장에서 장중 8800계약을 순매수하는 등 장을 주도하며 2808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를 유도했다.
특징적인 대목은 중국증시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이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중국증시가 구매자관리지수(PMI)의 호조세 발표 이후 초반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장중 282억원의 순매도에서 매수우위로 태도를 바꾸자 급하게 선물시장에서도 매수세를 확대했다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상하이지수도 장중 2% 넘게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매수세를 확대했다. 반면 코스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매수우위로 장을 마치기는 했지만, 85억원의 순매수에 그쳐 선물시장의 '불꽃매수'와는 다르게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코스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확연하게 다른 패턴을 보이며 국내증시의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며 "서로 다른 세력이 한쪽은 미국, 다른 쪽은 중국을 추종하며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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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선물시장을 휘젓는 외국인은 몸은 국내증시에 담고 있지만, 눈은 중국증시에 쏠려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 지수선물시장에 몸을 담근 이유는 중국증시에 선물시장이 없고, 대만이나 일본 등에 비해 한국의 선물시장이 유동성이 풍부하고 운신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대우증권(61,500원 ▼1,700 -2.69%)심 연구원은 "미결제약정이 장중 7000개 이상으로 증가하다 4000개까지 감소하면서 장을 마친 점은 단기 세력이 그만큼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라며 "중국증시의 흐름에 민감하게 선물계약이 움직인 점을 감안하면 선물시장에서는 중국추종 세력이 하루하루 강하게 베팅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중국을 추종하는 세력이 선물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로는 국내 기관이 중국증시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장중 코스피시장이 중국증시에 최근 연동되는 분위기를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현물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이 전날 미국증시의 흐름에 따라 매수세가 약화될 것으로 관측되면 중국증시의 흐름에 기관이 연동하는 점을 노려 선물시장에서 단기매매로 이득을 엿본다는 주장이다.
심 연구원은 "외국인도 미국파와 중국파로 세력이 갈려 국내증시에서 활개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같은 현상의 근본원인은 국내 기관이 수급 부족으로 장을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