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설탕관세 개정안 통과돼야

[기고]설탕관세 개정안 통과돼야

양웅모 GFI 대표이사
2009.09.10 11:55

양웅모 GFI 대표이사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설탕소비량은 2005년 기준 26kg. 1년간 1인당 쌀 소비량이 약 75kg인 것을 감안하면 설탕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먹을거리다.

국제 설탕가격은 내년 9월까지 설탕생산량이 약 600만 톤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기 매수 세력이 뉴욕원당시장과 런던설탕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원당가격은 28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설탕 전쟁'을 야기하고 있다.

사탕수수 재배 농가를 보호해야 하는 미국도 설탕가격 안정과 수급 안정을 위해 쿼터제를 실시, 연간 45만 톤을 수입 할 수 있게 했고 이집트는 수입관세를 철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떠한가.

민주당 홍재형 의원 등 13명의 국회의원들은 설탕수입관세를 40%에서 10%로 내려 국내 설탕가격 안정을 위한 관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국내 제당업체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국제 설탕가격이 덤핑가격이기 때문에 수입관세를 인하하면 덤핑 물량이 국내로 수입될 것이며 국내 제당산업이 붕괴된다는 주장이다.

국제 유통 설탕 가격은 제당회사들이 생산원가는 물론 충분한 이익과 선박운임 등 제반비용이 포한된 정상적인 수출 가격이다. 글로벌 제당회사들은 이 가격에 설탕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 제당회사들도 2008년 약 35만 톤(1억 2777만 달러), 2009년 1~7월까지 7414만 달러를 수출했다. 우리나라 제당회사들은 이미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일류 회사들이다. 그럼 설탕 수출가격과 국내 공급가격은 어떨까.

국내 제당회사들은 톤당 400달러에 수출하고 톤당 700달러에 국내에 공급했다. 국제 유통가격에 관세수준인 40~50%를 더해야 국내 설탕공급가격이 된다. 그만큼의 이익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설탕을 수입할 때 관세를 40% 부과해왔다. 국내 제당산업을 보호해 제당사들이 설탕을 적정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을 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수입을 저지해 국내 제당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결과를 야기했다.

이 독점적 지위로 인해 국제 유통가격보다 40~50% 이상 높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관세가 국민을 위해 제당회사를 보호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당회사의 추가 이익을 보장해주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제당회사는 사탕수수와 사탕무 재배 농가를 보호해야하는 미국 태국 일본 EU 등과 비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탕무와 사탕수수 재배농가가 없다.

설탕관세를 낮추는 것은 FTA 협상력을 약화시킨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제당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FTA 협상국의 관심품목이 아니다.

제당업계는 설탕가격을 낮춰도 설탕을 사용해 식품을 제조하는 가공식품업체들이 제품가격을 인하하지 않아 가공식품업체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수입관세 논의의 핵심은 가공식품 가격인하가 아니라 설탕값 정상화다. 가공식품업체들의 가격 움직임은 설탕 가격을 정상화시킨 후에 관찰해도 늦지 않다.

적정한 가격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에서 형성된다. 정부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수입관세가 높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면 피해를 보는 자는 국민이다.

국내 설탕 공급가격은 40%이상 낮춰져야 적정하다. 설탕 수입관세를 10% 이하로 낮추면 가능하다. 수입관세 40%(할당관세 35%)는 10% 이하로 조정돼야 한다.

설탕 수입관세법 개정안이 하루 빨리 국회를 통과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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