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요일간지 여러 곳에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가 동시에 올라왔다. 첫 LPGA 우승을 거머쥔 최나연 선수를 격려하는 후원사의 광고였다. 광고 속 최나연 선수는 다른 한 명의 한국 선수를 부둥켜안고 활짝 웃어 보이고 있었다.
사진 구도 상 최 선수가 포옹한 선수는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얼굴 없는 뒷모습만 보아도 그 선수가 신지애 선수라는 것을 바로 안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장애인고용촉진공단 홍보부의 사람들이었다.
신지애 선수와의 인연은 2008년도 4월 처음 공단의 장애인고용촉진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시작됐다. 그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동안 홍보대사라고 몇 번 언급만하다가 그만 시들해지겠지’하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기도 했다. 해마다 각종 지역 축제, 기업, 공공 기관 등에도 다양한 홍보 대사들이 위촉되지만, 홍보 대사라고 특별한 활동을 하며 사명을 가지고 임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미 국내 최정상급 선수로서의 명성과 ‘미소천사’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그녀에게 무보수로 명예대사직을 맡았다는 것은 그저 구첩반상에 반찬 하나 더 올려놓는 식의 덤덤한 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지애 선수는 달랐다. 기자회견 석상에서 틈나는 대로 장애인 일자리의 중요성을 얘기하는가 하면 무보수로 장애인고용촉진 공익캠페인에 출연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장애인 직업훈련생을 위해 쓰도록 거액의 물품을 공단에 후원하기까지 홍보대사가 아닌 공단 직원이라도 해도 과한 말이 아닐 정도의 열정을 쏟아주었다.
신지애 선수의 빛나는 노력들은 홍보대사로 임명 되었다는 의무감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 장애인고용촉진에 대한 이해와 필요성이 절실했기에 맺어진 결실이었다. 무보수로 그녀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공단 관계자가 무안해할 정도이고, 경기 상금으로 빈민지역에 곳곳에 초등학교를 세우고 있다는 멕시코의 골프여제 오초아가 부럽지 않은 경우이다.
신지애, 그녀의 활약은 금년 들어 더욱 눈부셨다. 골프의 본 고장인 미국으로 뛰어든 그녀는 이제 LPGA투어 5관왕을 바라보고 있으며, 상금왕, 올해의 선수, 신인왕 등으로 점점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녀의 활약을 보며 장애인고용촉진공단 관계자들은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는 한편 내심 서운하기도 했다. 이제는 부득불 홍보대사로서의 신지애를 기대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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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을 때 문제의 그 광고가 나타났다. 등을 보인 채 최나연 선수를 포옹하고 있는 한국 선수의 모자 측면에 얌전히 붙어 있는 눈에 익은 배지. 바로 장애인고용촉진에 힘써 달라는 의미로 공단이 신지애 선수에게 전달한 배지였다.
미국의 한 수형자의 아내가 ‘당신을 아직 잊지 않고 있어요’의 뜻으로 집 앞의 나무에 노란 리본을 가득 매어놨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지애 선수의 뱃지는 ‘난 아직 장애인 일자리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있어요’를 공단 사람들에게 말하며, 아무도 주목하고 있지 않은 그 순간에 조차 장애인고용촉진 명예 홍보대사로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파이날 퀸이라는 명성답게 그녀는 공단 직원들과 장애인들의 마음에 극적인 홀인원을 해 보인 것이다. 신지애 선수의 빛나는 미소만큼이나,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파란 배지가 빛나는 아름다운 뒷모습이었다.
2009년도 세달 남짓 밖에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파이날 퀸 신지애 선수가 미국에서 들려주고 있는 희망의 승전 소식처럼 국내 장애인고용에도 희망의 순풍이 불어 극적인 홀인원을 해 보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